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 관련 협의차 방한한 레 르엉 밍 아세안 사무총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이 최근 도발과 유화적 모습 등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이러면서 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되도록 하는데 아세안(ASEAN)측의 지속적인 협력을 당부하고, 한반도 통일 시대를 여는 과정에서 아세안의 지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지난 주말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문으로 제2차 고위급 접촉이 열리게 된 후 7일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고 남북함정간 사격전에 대해 항의 전통문을 보내는 등 북한이 대화와 도발을 병행하는 전술을 쓰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낮 재향군인회 임원들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도 “북한이 이제라도 우리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여 다행이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화와 협력은 튼튼한 안보의 토대가 있어야만 가능하고 안보에는 추호의 방심도 있을 수 없다”고 언급했었다.
밍 사무총장은 “아세안은 북핵, 북한문제와 관련해 일관되게 북핵 활동에 우려를 표하고, 6자 회담의 재개를 지지하며, 한반도의 긴장 고조에 반대해 왔다”며 “이런 입장은 지난 4월 개최된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도 재확인됐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아세안 활동 등 현안과 관련해 “12월 부산 특별정상회의가 지난 25년간 아세안과의 협력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미래 협력 청사진을 제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부산 특별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 아세안 사무국과 밍 사무총장의 각별한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또 “아세안이 역동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을 주목한다”며 “우리 정부는 교통, 통신, ICT 등 인프라 건설, 법률 인적자원 등 기업활동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메콩 국가들과의 협력 등 아세안의 발전을 도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