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오재영(사진)이 10년 만에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됐다.
오재영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이닝을 3피안타(무사사구·2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LG 타선을 봉쇄했다. 신인왕을 수상한 2004년 10월 27일 현대 시절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이후 가을야구에서 승리투수가 된 것이다.
오재영은 “올해 아쉬운 게 많은데 오늘 게임으로 많이 위로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오재영은 2차전 때 신정락과 같은 입장이었다. 2차전 LG 선발로 나선 신정락은 무게감에서 넥센 앤디 벤헤켄에 비해 떨어진 것이 사실. 하지만 신정락은 7이닝을 1실점으로 막는 깜짝 위력투로 승리투수가 되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3차전은 반대였다. 오재영이 LG 선발 코리 리오단에 비해 밀리는 느낌이었던 것. 하지만 오재영도 신정락과 마찬가지로 토종의 자존심을 세웠다.
오재영은 “신정락을 특별히 의식하진 않았다”며 “그냥 오늘 한 게임을 이 악물고 하자는 생각으로만 던졌다”고 밝혔다.
오재영은 준플레이오프 때 NC 선수들도 혀를 내둘렀던 잠실구장에서 LG 팬들의 엄청난 함성에 대해 “난 (마운드에 있을 때) 정말로 안 들렸다”며 “내려와서 (그렇게 크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그만큼 경기에만 집중했다는 의미다.
그는 LG 좌타자들에게 유난히 강한 이유에 대해 “사실 나도 의문”이라며 농담을 던지면서 “LG 좌타자들이 나하고 타이밍이 잘 안 맞는 것 같다. 오늘 특별히 계획한 건 없다”고 밝혔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