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유족들이 발인까지 모두 마친 뒤 갑자기 부검을 결정한 데에는 동료 연예인들의 역할이 컸다.
31일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서 이승철, 윤종신, 남궁연, 유희열, 싸이, 신대철, 윤도현 등 동료들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여기 모인 이들은 정확한 사인을 알기 위해 유가족에게 부검을 요청했다”며 “전해진 과정들이 과연 의료사고인지 아닌지 (부검을 통해) 명확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초유의 일이었다. 빈소가 차려졌던 서울아산병원에서 발인까지 모두 마친 뒤 화장장으로 이동한 상황이었다. 당초 유족은 “부검은 없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유족은 전날 SBS 인터뷰에서 “장협착 수술을 집도한 서울 스카이병원 측이 신해철과 상의 없이 위 축소 수술을 감행했다”며 “이에 신해철 본인도 담당의사에게 항의를 했으며, 이후 복통과 고열을 호소했지만 스카이병원 측은 장 천공 가능성을 살피지 않는 등 응급대처가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카이병원을 상대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는 했지만, 부검에 관해선 “서울아산병원의 응급진료 기록이 있기 때문에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료들의 설득으로 기존의 뜻을 접고 급히 마음을 돌린 것이다.
신해철은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S병원에서 장 협착증 수술을 받은 뒤 퇴원과 통증 호소로 입원을 반복하다 22일 병실에서 심정지가 와서 서울아산병원으로 후송됐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5일 만인 지난 27일 오후 9시19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숨을 거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