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1차전을 내준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51) 감독이 키플레이어로 꼽았던 이승엽에게 ‘험담’을 했다. 물론 긴장을 풀기 위한 농담이다.
류 감독은 5일 대구구장 3루 덕아웃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승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승엽이가 못 치면 지고 잘 치면 이긴다. 어제 못 치니까 졌지 않느냐”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당연한 이야기. 그런데 류 감독은 갑자기 뒤에 서 있는 기자들까지 쭉 돌아보면서 “승엽이 못 칠 땐 되게 못 치잖아”라며 “잘 칠 땐 진짜 잘 치는데 못 칠 때 보면 ‘쟤 선수 맞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웃음을 줬다.
물론 반전은 있었다. 류 감독은 “2002년 한국시리즈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도 그렇게 못 치다가 마지막 순간에 홈런을 쳤다”며 결정적인 순간에 이승엽의 ‘한방’을 기대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승엽은 4일 1차전에서 삼진 2개를 당하며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류 감독은 2차전의 포인트를 결국 타격으로 봤다. 류 감독은 “우리 팀 방어율이 4점대니까 투수진이 4점은 준 다고 봐야 한다. 방어율을 (딱 들어맞는 건 아니지만) 무시할 순 없다”며 “그럼 우리는 타선에서 5점 이상을 내야 이긴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1차전에서 넥센이 4점을 내는 동안 삼성 타선은 2점 밖에 뽑지 못했다.
그는 일부 타자가 오래 쉬었다 나오다 보니 배트 스피드가 안 붙는다고 밝힌 것에 대해 “실전 경기를 오랫동안 안 해 빠른 볼이 눈에 안 익어 그렇게 느껴질 수 있다”며 2차전부턴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 감독은 불펜으로 ‘백의종군’을 한 배영수 투입 시기에 대해 “선발이 5회 이전에 빨리 무너질 경우 써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류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때도 1차전을 졌던 것(두산 2대 7)에 대해 “기억 안 나는데”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