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술에 배 부르랴. 가수 출신 배우 서인국이 광해군으로 첫 사극에 도전했다. 서인국표 광해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19일 KBS2 수목드라마 ‘왕의 얼굴’(연출 윤성식·차영훈, 극본 이향희·윤수정)이 첫 방송됐다. 서인국은 드라마의 중심인 광해 역을 맡아 아버지 선조(이성재)의 견제 속에서도 아들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서인국표 광해는 무겁거나 진중하지만은 않았다. 철없는 광해로 등장해 관상가 고산(이기영)에게 장난을 치면서 가볍게 풀어나갔다. 김가희(조윤희)와의 첫 대면에서도 천연덕스런 말장난으로 매력적인 광해를 그렸다. 깊은 감정도 표현했다. 선조가 자신의 관상을 흉상으로 바꾸려는 모략을 알아챘을 때 복합적인 감정 표현도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서인국은 지난 8월 종영한 tvN ‘고교처세왕’ 이후 3개월 만에 사극으로 복귀했다. 전작에서 발랄한 고등학생을 연기하며 특유의 코미디 감각을 뽐냈다. 이외에도 tvN ‘응답하라 1997’, MBC ‘아들 녀석들’, SBS ‘주군의 태양’등을 통해 현대극으로 입지를 다졌다. 서인국의 첫 사극 그리고 그가 그려낼 광해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광해라는 인물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많이 비춰졌다. 자연스레 서인국의 광해도 비교를 피할 수 없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이병헌, 연극 ‘광해’에서 배수빈, MBC ‘불의 여신’ 이상윤, SBS ‘왕의 여자’ 지성 등 선배 연기자들이 거쳐 간 인물이다.
서인국도 극을 이끌어나가는 부담감과 광해라는 인물이 주는 중압감을 피할 수는 없었다. 14일 ‘왕의 남자’ 제작발표회에서 서인국은 “많은 연기자 선배들이 광해 역할을 맡아서 저도 부담스럽다”라면서 “하지만 우리 드라마는 광해가 어릴 적부터 왕에 오를 때까지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성장하는 광해, 서인국만의 광해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서인국의 첫 사극 연기에 시청자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도시적인 외모가 사극 속 인물과 어울리지 않고, 발음과 발성도 사극톤이 아니라는 지적이 있었다. 반면 “사극 연기도 괜찮네” “드라마 몰입도 높였다” “믿고 보는 배우 탄생” 등 상반된 반응도 있었다. 서인국의 연기에 대한 반응이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고 있는 것이다.
‘왕의 얼굴’ 1화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7.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MBC ‘미스터 백’(11.2%), SBS ‘피노키오’(9.4%)에는 밀렸다. 그러나 전작인 ‘아이언맨’ 마지막화 시청률(3.4%)의 두 배 가까이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출발을 알렸다.
이혜리 기자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