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인데 왜 울어요…” 김윤진 ‘국제시장’ 간담회서 ‘펑펑’ 운 이유는

“좋은 날인데 왜 울어요…” 김윤진 ‘국제시장’ 간담회서 ‘펑펑’ 운 이유는

기사승인 2014-11-24 18:59:55
사진=박효상 기자

사진=박효상 기자

배우 김윤진이 오랜만에 한국영화에 출연했습니다. ‘이웃사람’(2012) 이후 2년 만입니다. ‘국제시장’을 선보이는 그의 마음은 남달랐겠지요.

김윤진은 24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국제시장’ 기자간담회에 약간은 붉어진 눈을 하고 무대에 올랐습니다. 잠시 의아했지만 그의 인사말을 듣고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그는 “(앞서 열린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면서 너무 민망할 정도로 많이 울었다”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마자 화장실에 가 메이크업을 수정하고 왔다”고 웃으며 얘기했습니다.

국제시장은 우리나라의 아픈 현대사를 고스란히 담은 영화입니다. 한국전쟁 때 피란을 가다 아버지(정진영)을 잃고 어린 나이에 가장이 된 덕수(황정민)가 가족을 위해 평생을 바쳐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죠. 김윤진은 극중 광부로 독일에 파견된 덕수가 현지에서 만난 파독 간호사 영자 역을 연기했습니다.

실제 이민을 갔던 경험이 있는 김윤진에게 작품이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 이유입니다. 김윤진은 “10살 때 이민을 가 처음 자리 잡을 때 부모님이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다”며 “여러 가지 장사도 많이 하셨다”고 고백했습니다. 이어 “특히 연기를 하며 간호사법을 읽었는데 그때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며 “실제로 어머니가 양로원에서 영화에서 제가 했던 그 일들을 하셨다”고 털어놨죠.

아픈 과거 기억을 꺼내면서도 그는 꿋꿋하게 얘기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윤제균 감독의 깜짝 고백에 그는 결국 눈물을 쏟고 말았습니다.

윤 감독이 극중 주인공 이름을 덕수와 영자로 지은 이유를 밝혔기 때문입니다. 윤 감독은 “대학 때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며 “이 영화를 통해 하지 못한 그 얘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윤 감독도 울컥한 듯 잠시간 말을 잇지 못했죠.

옆에서 얘기를 듣던 김윤진은 눈물을 ‘펑펑’ 쏟았습니다. 연신 휴지로 눈물을 닦으며 울음을 쉽사리 멈추지 못했습니다. 끝인사도 하지 못하고 다음 사람에게 순서를 양보했죠. 옆에 앉은 오달수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만 우세요. 좋은 날인데”라며 그를 다독였습니다. 황정민은 “이상한 질문하셔서 계속 옆에서 운다”며 윤 감독에게 관련 질문을 던진 기자를 타박하기도 했고요.

마지막 순서가 돼서야 겨우 마이크를 잡은 김윤진은 “갑자기 감독님 너무 슬픈 말씀을 하셔서 (눈물이 났다)”며 민망해 했습니다. 흔들리는 목소리였지만 그는 “근데 저희 영화가 막연히 슬프기만 한 영화는 아니다”라며 “저의 진심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끝인사를 마쳤습니다.

1시간여 동안의 간담회에서도 김윤진은 진심은 전했습니다, 영화에 담고자 했던 마음은 더 깊은 뭔가가 있었을 겁니다. ‘국제시장’을 보는 관객들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겠죠?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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