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가장 주목받는 참가자는 이제 싱어송라이터다. 자작곡의 힘이 발휘되고 있는 순간이다.
지난달 23일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4’가 시청자들의 기대 속에 시작했다. 첫 회부터 실력 있는 ‘괴물’ 참가자들이 등장해 인터넷에서는 연일 화제다.
먼저 이진아(23)가 첫 선을 보였다. 싱어송라이터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진아는 자작곡 ‘시간아 천천히’를 불렀다. 헬륨가스를 마신 듯한 독특한 음색으로 심사위원과 관객석을 사로잡았다.
심사위원은 극찬 일색이었다. 박진영은 “들어본 적이 없는 음악이다. 정체가 무엇인가. 우리보다 잘한다. 심사를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유희열 역시 “지난해와 올해를 통틀어 최고다”고 호평하자 박진영은 “모든 시즌 통틀어 최고”라고 맞장구를 쳤다.
방송이 끝난 뒤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독식하면서 올레 뮤직, 네이버 뮤직, 지니 차트 등 인터넷 음원사이트 1위에 올랐다.
이진아에 이어 30일 방송된 ‘K팝스타4’ 두 번째 회에는 이설아(21)가 주목받았다. 이설아 역시 자작곡 ‘엄마로 산다는 것’을 깨끗한 목소리로 덤덤하게 불렀다. 특히 “엄마도 소녀일 때가, 엄마가 나만 할 때가, 엄마가 아리따웠던 때가 있었겠지. 그 모든 걸 모두 다 버리고 세상에서 가장 강한 존재. 엄마로 산다는 것은”라는 가사로 인상적인 무대를 펼쳤다. 무대가 끝난 뒤엔 장내엔 박수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몇몇 관중은 감동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유희열은 “이런 노래를 들고 나오면 어떡하냐. 이건 반칙”이라며 감탄했다. 양현석도 “이건 저희가 심사할 수 있는 곡이 아니다”라며 “마지막에 ‘아프지 말거라. 그거면 됐다’라는 가사가 정말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박진영은 “정말 와닿는 도전자”라고 극찬하며 전원합격을 줬다.
K팝스타4의 두 여자 싱어송라이터에 앞서 자작곡으로 우승을 한 Mnet ‘슈퍼스타K4’의 곽진언(23)이 있다.
1차 오디션에서부터 자작곡 ‘후회’로 극찬을 받으며 인기를 모았다. 이후 곽진언은 오디션 프로에서 주목받았던 예전의 참가자와는 달리 프로듀싱 능력까지 인정받았다. 틀에 박힌 오디션 공식을 깬 것이다.
결국 그는 지난달 21일 진행된 슈스케6 결승전에 올라 김필을 꺾고 최종 우승했다. 자작곡 ‘자랑’이 그가 우승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분석된다.
슈스케6의 김무현 PD도 곽진언의 자작곡을 극찬했다. 그는 “곽진언이 가진 자작곡만 80곡”이라며 “1시간 동안 그의 자작곡을 들었다. 정말 좋은 곡이 많았다. 슈스케 이후 활동이 더 클 친구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곽진언도 자신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자작곡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그는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기타와 목소리를 택했다”며 “자작곡을 통해 진심이 전달된다면 어던 점수를 받아도 상관없다 생각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일반적으로 오디션 참가자들은 자작곡을 피하는 편이다. 강력한 임팩트를 주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오디션 프로에서 자작곡을 주무기로 갖고 나온 참가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대중가요에서 느끼지 못하는 감성과 멜로디 라인, 가사들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곽진언과 마찬가지로 이진아와 이설아도 자작곡을 갖고 우승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혜리 기자 hye@kmib.co.kr이혜리 기자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