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에네스 카야의 부인 장미윤씨가 심경을 전했다.
장씨는 11일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에네스 카야 부인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최근 벌어진 에네스 사태와 관련, 심정을 담은 글을 게재했다.
장씨는 “며칠 전까지 너무나도 행복했던 우리 가족이 왜 이렇게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남편에게 많이 실망했고, 서운한 마음에 화도 많이 나 극한 상황까지도 생각해봤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게 남편의 책임이고 어떤 이유로도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그래도 이번 잘못들을 용서하고 더 잘살아보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엿다.
장씨는 “하지만 현실은 우리 가족을 한국에서 살 수 없게 만들고 있다”며 “아이가 문 두드리는 소리만 나면 깜짝깜짝 놀라고 저는 아기를 안고 계속 벌벌 떨고 있다”고 대중의 관심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지난주 피해 여성의 인터뷰가 나온 이후로는 제 부모님은 집밖을 다니지 못한다”며 “남편이 이번 일로 반성하고 자숙하고 있으니 지나친 관심은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남편을 대신해 사죄했다.
이하 에네스 카야 부인 장미윤씨가 올린 글 전문
안녕하세요. 에네스 카야 부인 장미윤입니다.
며칠전까지 너무나도 행복했던 우리 가족이 왜 이렇게 됐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바닥에 주저앉아 펑펑 울고 말았습니다. 지금 저는... 살면서 가장 힘든 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편에게 많이 실망했고, 서운한 마음에 화도 많이 냈습니다. 정말 극한 상황까지도 생각해봤습니다... 아마 이런 상황은 당사자가 아니라면 짐작하기 힘든 고통일겁니다.
저는 아내이기 전에 여자입니다.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글도 다 읽었고.. 소름끼치는 악플도 다 읽었습니다. 하나하나 사실여부를 추궁했고.. 세상에서 가장 독한 말로 남편의 마음을 할퀴기도 했습니다.
모든게 제 남편의 책임입니다. 여성분들을 오해하게 만든 것도 에네스의 잘못입니다. 어떤 이유로도 용서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도.. 저는 이번 잘못들을 용서하고 더 잘살아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에네스 카야라는 사람은 지금까지 좋은 가장이였고, 이 일로 인해 인생을 포기하게 두기도 싫습니다. 모든걸 내려놓고 다시 처음부터 함께 행복하게 잘 살아보자고 남편을 다독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우리 가족을 한국에서 살 수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은 제가 남편을 버리던지, 아니면 우리 가족이 한국을 떠나야만 끝이 날거 같습니다.. 그래서 더 힘들고 또 고통스럽습니다.
얼마전 SBS 한밤에서 밤 10시에 집을 찾아왔습니다. 10분 가까이 문을 두드리고 창문으로 안을 들려다봤습니다. 애기랑 둘이 있었기에 무서워 대답하지 않자 옆집에 가서 인터뷰 요청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다음날 아침 또다시 한밤이 찾아왔습니다. 문을 두드리는 바람에 애기가 깼습니다. 애기가 놀라서 울었고... 그 울음소리에 제작진은 우리가 집에 있는지 알고 더 심하게 문을 두드렸습니다. 결국 한밤은 남편을 만나고 나서야 돌아갔습니다.
지금 우리 애기는 문 두드리는 소리만 나면 깜짝깜짝 놀랍니다.. 혹시 누군가가 집을 들여다보며 계속 문을 두드리는데, 숨어 있어야야 하는 마음을 아시는 분 계실까요.. 집에는 애기와 저 둘 뿐이었고, 저는 애기를 안고 계속 벌벌 떨고 있었습니다.
한밤이 옆집 사람까지 찾아간 이후로 저희는 동네에 민폐 주민이 됐습니다... 이웃 분들에 죄송해서 얼굴을 쳐다보지도 못합니다. 이미 제 얼굴은 방송에서 공개돼 다시 외출을 하기도 두렵습니다. 애기가 스트레스를 받아 계속 설사를 해도 발만 동동 굴리고 있습니다.
지난주 한밤에서 피해 여성의 인터뷰가 나온 이후로는 제 부모님은 집밖을 다니지 못합니다. 어떻게 한쪽 이야기만 듣고 모든게 밝혀진 양 진실처럼 방송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번에는 남편 말의 앞뒤를 다 자른채 자극적으로 편집해 내보냈더군요.
오직 시청률을 위해서인가요? 저희 가족 모두를 한국에서 쫓아낸 다음에야 멈추실 건가요? 아니면, 제가 이혼녀가 되고, 애기가 아빠없이 자란 뒤에 멈추실 건가요? 한밤에는 시청률이 중요하지만 제게는 가족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제발 부탁드리는 겁니다. 카메라는 무섭구요... 모르는 사람이 집 문을 두드리고 창문으로 들여다보는 건 더 무섭습니다.
저만큼 이번 일에 대해 진위여부를 밝히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진실에 대한 알권리는 제게 우선적으로 있습니다. 그래서 법에 물어볼까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게 무슨 소용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미 방송에서 결론을 내리셨으니까요.
물론 그 여성분들에게도 죄송합니다. 에네스 카야의 잘못된 행동이 오해를 일으키고 상처를 줬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남편은 이번 일로 인해 많은 것을 깨달았을 겁니다. 지금도 반성하고 있으며 자숙하고 있습니다. 제발 지나친 관심은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혜리 기자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