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파문이 커지고 있는 지하주차장 ‘백화점 모녀’ 사건에 대해 “(무릎을 꿇린 일은 있었으나) 직원을 때린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인터넷에 사건 목격담을 올린 네티즌의 주장과 달라 갈등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5일 오후 쿠키뉴스에 “(사진 속) 고객이 누구인지 파악했다”며 “현재까지 확인된 건 세 가지이다. VIP 고객이 아니며, 현대백화점 임원의 친인척이란 소문은 사실무근이다. 그리고 알려진 것과 달리 (직원을) 때리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이 사건을 직접 봤다면서 인터넷에 올라온 내용과는 다르다.
해당 글을 올린 네티즌은 최근 “VIP 고객이라면서 횡포를 부리는 모녀를 목격했다”며 “갑자기 한 알바생에게 폭언을 퍼붓는 대학생 20대 초중반 정도 여성이 입에 담기도 힘든 폭언을 퍼부으며 윗사람 불러오라 난리더군요”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네티즌은 “현대백화점 조카랬던가 머(뭐)라던가 암튼 갑질 횡포를 눈으로 본 게 첨(처음)이라”라며 “관리자로 보이는 사람 뺨도 후려치던데 아마도 그 알바생은 짤렸겠지요”라고 말했다.
사건은 지난 3일 해당 아르바이트 주차요원의 누나라고 밝힌 네티즌에 의해서도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12월 27일 이 백화점 중동점의 모녀 고객이 백화점 지하 4층 주차장에서 동생인 알바생의 안내를 무시하고 무릎을 꿇렸다”, “갑자기 20대 초·중반 정도 되는 여성이 폭언하고 (동생에게) 윗사람 불러오라며 뺨을 때렸다”고 주장했다. 한 남성이 지하주차장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장면의 사진도 첨부됐다.
이 글과 사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비난 댓글이 잇따르는 등 네티즌들 사이에 갑질 논란이 일었다.
주차요원의 누나라고 밝힌 네티즌은 A씨는 4일 “마녀사냥식으로 모녀 분을 몰아가거나 고소하고 싶어 그러는 것은 아니다”라며 “무릎을 꿇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욕을 먹고 있어야 할 만큼 잘못한 것인지, 모녀 분의 대응이 적절치 않았던 것인지를 알고 싶은거였다”고 재차 글을 올렸다.
만일 현대백화점의 확인 내용이 사실이라고 해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굳이 폭행이 없었더라도 무릎을 꿇리는 건 과도한 처사임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또 현대백화점은 이런 상황이 연출되기 전 고객과 주차요원 간의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실이 아닐 경우 현대백화점은 아르바이트생의 인권은 무시한 채 고객 ‘감싸기’에 나섰다는 의혹에 휩싸일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주차요원이 차량을 빼달라고 말한 뒤에 한 행동이 (모녀의) 오해를 살 소지도 있다고 해 경위를 확인 중”이라며 “해당 주차요원은 지난해 12월 30일까지 근무할 예정이었으나 이 일이 있고 난 후 자진해 그만뒀다”고 전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