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 심리학] 야속한 담뱃값, 금연 그리고 키스

[이슈 인 심리학] 야속한 담뱃값, 금연 그리고 키스

기사승인 2015-01-06 11:01:57

2015년부터 담뱃값이 2000원 올랐다. 그러다보니 사라진 줄 알았던 ‘개비 담배’까지 등장했다. 한 개비에 300원 선이라고 한다. 개비 담배 판매 적발 시 영업정지 1년이라 하지만 적발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돈 없는 고시촌에서 파는 것이라 단속하기도 미안해서인지 단속도 없는 듯하다.

담뱃값이 오르다 보니 흡연자라면 1년 간 수십 번 해봤을 생각을 또 한 번 하게 된다. 금연은 왜 이렇게 힘들까? 담배의 발암물질 이야기나, 구강암 사진을 보여주며 경고해도 금연이 되지 않는 이유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알아보겠다.

이성이 만나 서로를 사랑하게 되면 하는 행동이 있다. 바로 뽀뽀와 키스다. 인간들은 왜 사랑을 ‘키스’로 표현할까? 그 이유는 바로 첫 대인관계의 경험에 있다. 갓 태어난 아이는 입술을 빼고는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이 시기를 ‘구강기’라고 한다. 입으로만 세상과 소통하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엄마와의 사랑을 입술로 받아들이는 대인관계의 첫 경험을 가지게 된다. 성인이 돼 이성을 만나 사랑을 받고 싶을 때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고 입술을 내밀게 된다. 누가 가르쳐 준 것이 아니다.

여기서 담배와 키스의 관계가 있다. 갓 태어난 아기가 구강기 때 입술이 불만족하게 되면 성인이 되어서 무의식적으로 만족시키려고 한다. 이 때 담배와 키스가 그 선택의 대상이 된다. 담배도 키스도 입술을 만족시킨다. 이성을 통해 입술의 만족도 있지만 이성이 없을 때는 담배를 통해 만족시키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의 담배를 피우는 이유는 냄새다. 냄새의 기능은 엄청나다. 눈을 가리고 코를 막은 후양파와 사과를 같은 모양으로 잘라 놓고 먹으면 두 개를 구분하기가 힘들다. 냄새는 ‘정의’를 내리는데 중요한 기능을 한다. 태어나서 엄마를 ‘인지’할 때 시각이나 청각은 4개월 정도가 지나야 한다. 그 이전에는 ‘냄새’로 엄마를 인지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엄마와 아이는 같은 냄새를 가진다. 다른 사람이 안을 때 아이가 우는 것은 엄마 냄새가 아니기 때문이다. 냄새가 남기는 것은 중독과 매력이다.

냄새는 ‘시공간’으로 나눌 수 있다. 길거리에서 남이 피는 냄새를 맡거나 담배 냄새가 배긴 차에 타면 어김없이 뇌를 자극시켜서 기억나게 만든다. 냄새는 뇌 속에 시간도 새겨둔다. 아침, 식후, 저녁 시간은 냄새가 새겨놓은 시간이다. 자연스럽게 뇌가 기억을 해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손가락이 기억을 한다. 의식적 기억이 아니라 무의식적 기억이다. 쉽게 말하면, 집에 전화를 할 때 생각을 하고 번호를 누르는 게 아니라 손가락이 알아서 누른다. 이것은 마치 뜨거운 냄비에 댄 손을 반사적으로 떼는 것과 같다. 담배를 피울 때 사용하는 손가락은 담배를 잡고 있는 상태를 기억하고 있다. 손가락이 담배를 원하게 되는 것이다.

금연은 위에서 말한 세 가지로 해결할 수도 있다. 첫째, 입술의 만족을 담배가 아닌 다른 것을 물고 있으면 된다. 둘째, 담배냄새가 아닌 좋아하는 향수를 찾아서 사용한다. 셋째, 손가락에 다른 것을 잡고 있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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