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만 남은 오토바이…의정부 화재 원인 ‘미궁 속으로?’

뼈만 남은 오토바이…의정부 화재 원인 ‘미궁 속으로?’

기사승인 2015-01-12 11:02:55
11일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3동 경의초등학교에 차려진 아파트 화재 이재민 대피소에서 한 이재민이 슬픔에 잠겨있다. 서영희 기자

사망자 4명 등 128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아파트 화재의 원인 규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화재 원인이 확인돼야 책임 소재를 가려 보상 등을 진행, 피해를 수습할 수 있지만 수사본부는 사건 3일 째인 12일에도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수사본부는 화재 발생 직후 불속을 뚫고 재빨리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발화지점을 찾는 데 성공했다. 확보가 늦어 CCTV가 훼손되면 발화지점을 찾는 데만도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수사본부는 화재 직후 곧바로 CCTV 영상을 분석했다.

4륜 오토바이가 1층 출입구 앞에 주차됐고 운전자 A씨가 건물 안으로 들어간 뒤 오토바이에서 불꽃이 일었다. 화면이 선명하지 않아 불꽃이 어느 부위에서 왜 일었는지 특정할 수 없다.

일부는 배선 결함에 따른 섬광이라고 진단했지만 현재로선 단정할 수 없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A씨는 이 오토바이 소유주가 아니라 화재 두 달 전부터 지인에게 빌려 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영상에서 불꽃이 일어나기 전 A씨가 1분 남짓 오토바이를 만진 점을 수상히 여겨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지만 특이점을 찾지 못했다.

A씨는 경찰에서 “오토바이 키가 잘 돌아가지 않아 살폈다”며 “두 달 동안 탔는데 기계적인 결함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오토바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을 의뢰,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오토바이가 뼈대만 남아 이마저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경찰은 예상하고 있다.

조사과정에서 경찰은 A씨가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운전한 것을 확인,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수사본부는 이와 별도로 이날 관련기관과 함께 화재 현장에 대한 합동 감식을 진행한다.

불이 어떻게 확대했는지, 불이 옆 건물로 번질 때 외벽 구조나 마감재가 영향을 끼쳤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10일 오전 9시 15분께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대봉그린아파트 등 건물 4동과 주차타워, 단독주택 등에서 불이 나 4명이 숨지고 124명이 부상했다.

또 226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90억원(소방서 추산)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김현섭 기자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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