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병들이 부대서 대마초 피웠다… 군은 전혀 몰랐다

현역병들이 부대서 대마초 피웠다… 군은 전혀 몰랐다

기사승인 2015-01-15 06:00:58

현역 병사 3명이 부대 안으로 대마초를 반입해 피우다 처벌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고 국민일보가 14일 보도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육·해·공군에 각각 소속된 이들은 대마초를 우편배달로 받는 수법으로 병영내로 밀반입했다. 영내에서 수차례 대마초를 흡연했음에도 군은 경찰의 공조수사 요청을 받을 때까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군사법원은 지난달 법률상 마약류로 분류된 대마를 소지, 흡연한 혐의로 육군 3사단 소속 이모(24) 일병, 해군 교육사령부 김모(22) 병장, 공군 제8전투비행단 차모(22) 상병 등에 대해 벌금 200만~250만원을 선고했다. 각 군은 군 사법부 처벌과 별개로 이들에게 영창 10~15일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앞서 서울지방법원은 지난해 11월 6일 이들에게 대마를 판매한 혐의로 진모(23)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병사들과 진씨는 미국령 사이판 제도에서 함께 유학한 친구 사이다. 당시 대마초를 처음 접한 뒤 군 입대 이후에도 흡연 습관을 버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씨는 대마 매매 외에 미성년자에게 판매한 혐의, 자신이 직접 흡연한 혐의가 함께 인정됐다.

병사들은 각 군이 사회에서 군 부대로 보내는 소포의 내용물을 일일이 열어보지 않는 점을 악용했다. 지난해 5월 병사들로부터 10만원씩을 입금 받은 진씨는 대마초 3g을 1g씩 나누어 각 부대로 발송했다. 부대로 배달된 우편물 중 병사에게 온 것은 간부가 보는 자리에서 열어서 내용을 확인하게 돼 있지만 과자상자에 숨기는 수법이 활용돼 적발되지 않았다.

병사들은 부대 안 공터와 화장실 등에서 몰래 대마초를 피웠다. 대마초 1g은 통상 2~3회 흡연이 가능한 분량이지만 10회에 걸쳐 나누어 피운 병사도 있다. 또 김 병장의 경우 보직이 헌병으로 위법행위를 적발해야 할 위치에 있었지만 오히려 범죄를 저질렀다.

경찰은 주범 진씨를 검거한 뒤 “군부대로 대마초를 발송했다”는 자백을 받았다. 이후 각 부대 헌병대에 협조 요청을 해 병사들을 함께 검거했다. 그러나 각 군은 경찰이 수사 공조를 요청 때까지 병사들의 대마초 밀반입과 흡연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군부대 안으로 마약류가 밀반입돼 버젓이 흡연까지 한 사건이 벌어졌지만, 각 군은 범죄 사실과 징계 내용을 국방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이들의 혐의가 막중하지 않다고 판단해 상부로 알리지 않았다”고 변명했다. 경찰도 검거 사실이 알려지지 않도록 ‘쉬쉬’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시점에서 윤 일병 구타사망 사건으로 군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었던 점을 감안했다”고 했다.

조현우 기자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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