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음식을 뱉는다는 이유로 네 살배기 아이를 폭행한 사건이 충격을 주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향후 해당 아이들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PTSD는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사람에게 일어나는 악몽, 환각, 불면 등의 정신질환이다.
15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외상 후 증상은 반복적 경험을 피하기 위한 회피반응과 과도한 경계반응으로 말미암아 주변의 중립적이거나 애매한 상황들을 모두 자신에게 위협적인 신호로 느끼는 증상으로 나눌 수 있다. 또 충격에 압도당한 나머지 무감각함을 경험하거나, 사소한 스트레스에도 강렬한 반응을 보이는 ‘정동조절부전(affect dysregulation)’도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이문수 교수는 “부정적인 감정들은 뇌 속에 사진이 찍히듯 선명하게 남는다”며 “장기적으로는 성인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피해 아이들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지켜보는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폭행을 당한 당사자는 물론 주변 아이들도 적극적으로 심리적인 외상을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교실에서 병원 내 학대아동보호팀 설립 이후 20년간(1987-2007년) 치료를 받았던 76명 중 24명(평균나이 8.3세)을 대상으로 약 5년여(58.5개월)에 걸쳐 추적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등도 이상의 발달장애와 신체적 후유증을 보이는 아이가 각각 6명(25.0%), 3명(12.5%)으로 집계됐다.
또 정신과적 후유증을 평가하는 점수척도(GAF)로 판정했을 때 가벼운 우울증과 함께 사회적·직업적 기능에서 ‘약간의 곤란’ 이상으로 악화된 아이들이 13명(54.2%)에 달했다.
아이들의 정신적 외상을 치료하려면 우선적으로 놀이치료, 미술치료와 같은 전통적인 치료기법들이 필요하다. 또는 성인들에게 사용되는 장기적인 노출, 인지처리치료,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기법 등과 같은 좀 더 구조화되고 집중적인 외상 해결 기법들이 추가로 사용될 수 있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