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음식을 남겼다는 이유로 몸이 날아갈 정도로 보육교사에게 뺨을 맞은 네살배기 여자 아이는 왜 엄마에게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을까. 이유는 ‘선생님이 말하지 말라고 해서’이다.

파문이 그치지 않고 있는 인천 어린이집 폭행 사건 피해 아동의 어머니 A씨는 15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사건 발생 이후 처음으로 참담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아이 친구 엄마에게 얘기를 전해듣고 아이에게 물었어요. 왜 곧바로 얘기를 안 했느냐고. 선생님이 ‘네가 잘못한 거다. 얘기하면 더 혼난다’고 해서 말을 못했데요. 이렇게 선생님 말을 그대로 듣는 착한 아이인데…그렇게 때릴 수 있나요.”

A씨가 딸이 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로 보게 된 건 아이가 사건이 일어나고 나흘이 지난 12일이었다.

딸 친구의 엄마로부터 ‘○○이가 머리를 맞아 넘어졌다는데 괜찮냐’는 말을 듣고는 당장 어린이집에 찾아갔다.

그 전까지 설마 설마 했지만 CCTV를 본 순간 A씨는 그 자리에 주저 앉을 수 밖에 없었다. 이제 겨우 네 살인 딸이 내동댕이 쳐지듯 날아가 쓰러질 정도로 뺨을 맞는 모습에 침착할 부모는 없다. 함께 갔던 친구 엄마들까지 경악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A씨는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때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잊으려 해도 자꾸 머리에 떠올라 며칠째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다”

A씨는 B씨가 아이를 자주 폭행했을지도 모르는 데 그걸 전혀 눈치 채지 못한 게 너무나 후회된다며 다시 눈물을 흘렸다.

“아이가 지난해 3월부터 이 어린이집을 다녔는데 가끔 가는 걸 꺼렸어요. 선생님이 무서워 그러는 줄은 상상도 못하고 매번 아이를 달래서 어린이집에 보냈는데….”

A씨는 어린이집 폭행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강력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아이가 맞는 장면이 뉴스에서 되풀이될 때마다 가슴이 찢어지듯 아픕니다. 하지만 아동 학대 가해자가 강력하게 처벌받아 다시는 우리 아이들이 다치는 일이 없어야 하기에 이를 악물고 참고 있습니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