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된 김 할머니는 가난 때문에 배움을 이어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없기를 바란다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제주대에 1억원을 전달했다.
60여 년 전 제주에 불어닥친 4·3의 풍파 속에 부모를 잃은 김 할머니에게 가난으로 포기해야 했던 배움은 천추의 한으로 남았다. 김 할머니는 거친 밭을 일구며 여동생을 뒷바라지해야 했고 6남매를 키우느라 자신의 인생을 펼칠 기회는 애초에 없었다.
한여름 땡볕에서 물 한 모금 제대로 마시지 못하며 모은 돈을 선뜻 내놓을 때 자식들은 어머니의 뜻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김 할머니의 자녀들은 “어머니는 사랑하는 자식들과 헤어져야 하지만 마음은 늘 자식과 함께 하고 싶으셔서 장학금을 통해 훌륭히 자라나는 후손들이 당신을 대신해 우리와 함께하는 모습을 생각하셨는지도 모르겠다”며 어머니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김 할머니가 기탁한 돈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고인의 발인은 오는 20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 제주장례식장에서 치러진다. 장지는 송당리 가족묘지. ☎ 010-5779-5236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