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와 관련해 또 다른 뜨거운 논쟁거리는 '전자담배가 과연 금연에 도움이 되는가'에 관한 문제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 전자담배가 수백만 흡연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훌륭한 금연수단인지, 비흡연자들을 니코틴 중독의 길로 들어서게 하는 새로운 흡연수단에 대한 의견은 끊임없이 엇갈려 왔다.
Nature는 지난해 '전자담배의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다룬 기사(2014년 8월 26일자)에서 ""지금껏 알려진 전자담배에 관한 긍정적 데이터는 대부분 일회적이고, 확실한 것은 몇 가지 안 된다""고 보도했다. 그 중 하나가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 Christopher Bullen 교수(국립건강혁신연구소)가 '전자담배의 금연 효과'를 평가한 무작위대조연구다(Lancet 2013;382:1629-37).
18세 이상 흡연자들에게 니코틴 16mg 함량의 전자담배 또는 하루 21mg의 니코틴패치 또는 니코틴을 함유하지 않은 전자담배를 사용하게 한 연구 결과에서 전자담배는 니코틴 유무에 관계없이 니코틴패치와 비슷한 수준의 금연보조 효과를 보였다.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던 이스트런던대학의 Dawkins L. 교수(심리학과)는 ""많은 사람이 금연 목적으로 전자담배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들은 아침에 일어난 뒤 첫 담배를 피우기까지의 시간이 길어졌다고 응답했다""며, ""전자담배가 니코틴 의존성을 감소시켰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Addiction 2013;108:1115-25).
가장 최근에 나왔던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 Robert West 교수팀의 연구에서는 흡연자 5863명을 추적한 결과, 니코틴패치와 껌을 사용한 그룹에서 금연성공률이 10.1%, 순수의지만으로 금연을 시도했던 그룹이 15.4%에 그친 반면 전자담배를 사용한 그룹에서는 성공률이 20%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상반되는 연구 근거들도 상당하다.
캘리포니아의대 Rachel A. Grana 교수(담배통제연구교육센터)가 흡연자 9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조사 결과에서는 전자담배 사용자들의 금연 성공률이 다른 흡연자들과 별반 차이를 내지 못했다(JAMA Intern Med 2014;174:812-3).
또한 미국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암센터(MSKCC) Jamie Ostroff 교수는 미국종합암센터의 금연프로그램에 등록한 암환자 107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Cancer 2014년 9월 22일자)를 통해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환자가 그렇지 않은 이보다 니코틴 의존도가 높거나 거의 비슷할 뿐만 아니라, 금연에 성공할 가능성도 전자담배를 사용하지 않는 이보다 낮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들의 2013년 전자담배 사용률이 38.5%로 2012년(10.6%)보다 27.9% 증가했던 것. 전자담배를 사용한 환자들이 그렇지 않았던 환자들보다 니코틴에 의존하는 비율이 더 높았기 때문인데, 실제 금연 성공률도 전자담배 사용군이 44.4%, 비사용군이 43.1%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Ostroff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전자담배가 장기적인 안전성과 효능이 불명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전자담배를 포함해 발암물질이 함유된 모든 담배를 끊어야 하고, FDA로부터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받은 보조제와 교육을 통해 금연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금연학회 이성규 홍보이사(한국보건의료연구원)는 ""전자담배를 일반담배와 같은 담배제품으로 본다면 무리가 없지만 금연보조제로 생각하는 것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서 ""전자담배가 금연보조제로 홍보되고 국민들이 그렇게 인식하고 있는 데 대해 대대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연치료 효과가 있으려면 최소 6개월 또는 1년 이상 장기적인 유지 효과를 봐야 하는데, 현재까지 그런 연구 결과는 나와있지 않아 단정 짓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 이사는 ""정책적인 부분이 논의되려면 구체적인 연구 결과가 뒷받침 돼야 할 것""이라며, ""2011년과 2012년 연구 이후 전자담배 제품군이 확대된 만큼 전수조사와 더불어 실제 국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전자담배 사용 목적과 인식, 금연 성공 여부 등 다양한 행태조사가 시행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안경진 기자 kjahn@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