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사진)가 네살배기 여자 아이를 폭행한 사건이 일어난 인천 어린이집의 원장이 지난주 직접 시설폐쇄를 요청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19일 인천시 연수구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연수구 송도동 모 어린이집의 원장 A(33·여)씨는 지난 16일 시설폐쇄를 해달라는 내용의 신청서를 구에 직접 제출했다. 이날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아동복지법상 관리감독 소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기 전날이다.
구는 A씨의 요구를 받아들여 신청서가 접수된 당일에 바로 해당 어린이집을 시설폐쇄 조치했다.
관할 지자체는 원장의 신청을 받아들여 당초 계획보다 빨리 해당 어린이집을 시설폐쇄 조치하고, 원장과 상습학대 혐의로 구속된 보육교사에 대해 자격정지 조치했다.
앞서 구는 15일에 해당 어린이집을 운영 정지하겠다며 청문 절차에 응하라고 사전에 통지했지만, 어린이집 측의 답변이 없어 즉각 운영 정지 조치를 했다.
구 관계자는 “운영 정지 이후 곧바로 시설폐쇄된 경우는 흔치 않다”며 “원장이 신청서를 보내왔고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지자체는 영유아보육법 제45조 4호 및 시행규칙 38조에 따라 아동 학대 사건이 일어난 해당 어린이집에 대해 운영정지나 시설폐쇄 처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통상 운영 정지 후 확정 판결을 받고서 시설폐쇄 조치를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구도 애초 운영 정지 조치 후 A씨와 보육교사가 확정 판결을 받으면 해당 어린이집을 시설폐쇄할 방침이었다.
구는 또 A씨와 아동복지법상 학대 혐의로 구속된 보육교사 B(33·여)씨에 대해 자격정지 조치를 했다.
구는 일단 이들의 자격을 정지한 뒤 확정 판결에서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자격정지 처분을 취소하고, 자격취소의 행정처분을 다시 내릴 방침이다.
한편 이 어린이집 소속 아동 30명 가운데 2명은 인근 어린이집으로 옮겼으며 나머지 원아들은 심리치료나 집에서 양육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