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20일…그런데 보건복지부 장관은 금연하나?

담뱃값 인상 20일…그런데 보건복지부 장관은 금연하나?

기사승인 2015-01-20 14:17:56
"20일 국무회의에 앞서 열린 티타임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최경환 경제부총리


“오는 2020년까지 남성 흡연율을 29%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를 실현하려면 담뱃값이 적어도 4500원은 돼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정하는 가장 효과적인 금연 정책도 담뱃값 인상이다.”(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2014년 9월 2일)

“담뱃값 인상은 세수 목적이 아니라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것”(최경환 경제부총리, 2014년 10월 2일)

담뱃값 인상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이나 경제정책의 수장인 최경환 부총리는 한결같이 담뱃값을 올리는 건 세수가 아닌 ‘국민 건강’ ‘국민 금연 유도’가 목적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렇다면 정작 이들은 담배를 끊었을까.

20일 국무회의에 앞서 열린 티타임에서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 자리에 담배 끊으신 분이 두 분 계신다”고 소개했다. 두 분은 최 부총리와 문 장관이었다.

이에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문 장관을 쳐다보며 “금단현상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습니까”라고 묻자 “지금 제가 정상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더라고요”라며 웃었다.

박 대통령은 문 장관에게 “그럼 다른 거 뭐 드시고, 주전부리를 자꾸 하시게 되나요”라고 묻자 “네, 자꾸 너트 같은 견과류를 자꾸 먹게 됩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아예 손을 안 댔으면 금단현상을 극복하려는 고생을 안 해도 되는데, 담배 손댈 때는 그런 거 생각 안 하고 쉽게 대죠”라며 “그러다 보면 나중에 빠져나오는 게 너무 힘들어요. 금단현상이 담배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모든 게 빠져들면 금단현상이 생겨서, ‘아, 내가 이래선 안되겠구나’ 하고 극복하려고 하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데, 거기에 한번 빠져들면 성공을 잘 못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정홍원 총리는 “복지부장관이 성공을 못하면 큰일 나는데…”라며 웃었고, 박 대통령 역시 웃으며 “그런 얘기가 아니라, 금단 현상을 잘 극복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린 거예요”라고 강조했다.

이번엔 최 부총리 차례였다.

최 부총리는 “저도 이번 시도가 삼세판입니다”라며 농담을 던졌고, 박 대통령은 “끊은 사람들은 그렇게 몸이 가뿐하고 좋은데, 그동안 내가 왜 이걸 피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고백을 많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복지부 장관이 6개월 만에 완전히 끊었다고 하는 신화를 만들어주시죠”라고 하자 문 장관은 “예, 성공하겠습니다. 안 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하도 소문이 많이 나가지고 저희들이 안 끊을 수가 없습니다”라며 웃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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