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가 싫어” 김군, ‘여성 증오’가 IS 가담으로 이어졌나

“페미니스트가 싫어” 김군, ‘여성 증오’가 IS 가담으로 이어졌나

기사승인 2015-01-21 09:37:55

IS, 지난해 10월 여성·어린이 노예제 공식화…대원과 강제결혼도

“페미니스트가 싫다.”

터키에서 실종되면서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우리나라 김모(18)군이 스스로 IS를 선택한 이유를 엿볼 수 있는 정황이 발견됐다.

김군이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진 트위터에는 지난해 10월 “지금의 시대는 남자가 차별을 받는 시대(However, the current era is the era that male are being discriminated against)”라며 “페미니스트가 싫다. 그게 내가 IS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i hate feminist So I like the isis)”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일단 이 글로만 근거를 삼는다면 김군은 여권 신장 또는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이들인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또는 여성에 대한 증오가 뿌리가 돼 IS에 가담하게 된 것이다.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IS는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노예제도’의 부활을 선언한 곳이다.

IS는 지난해 10월 15일(현지시간) 온라인 영문기관지인 ‘다비크(Dabiq)’에 ‘노예제의 부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여성과 어린이를 인신매매를 인정하고 노예제를 공식화했다.

그들은 앞선 8월 소수민족 야지디족이 거주하는 이라크 신자르를 점령한 후 여성과 어린이를 ‘전리품’으로 전투원들에게 나눠줬다고 밝혔고, 이는 노예제를 인정하는 이슬람법에 따른 것이라고 정당화하기도 했다.

IS는 수백 명을 이라크, 시리아 등의 수용시설에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젊은 여성과 10대 소녀들을 강제로 IS 전투원들과 결혼시키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HRW)는 “IS 점령지역에 강제적인 개종은 물론 결혼과 성폭력이 횡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 금천구에 살던 김군은 부모에게 “친구 하산을 만나러 7박8일 여행을 가겠다”며 지난 8일 터키 이스탄불로 출국했다.

김군은 시리아 접경지인 킬리스로 가 IS 대원을 만난 것으로 추정된다. 킬리스의 호텔 직원은 “하산이란 사람을 아는가(Do you know Hassan)”이라는 질문을 수 차례 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자신의 위치를 레바논이라고 소개한 ‘하산 아부 알리’라는 이는 지난달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의 김**로부터 이메일이 내게 왔습니다. 나와 파트너가 되고 싶어 합니다. 그에게 원하는 게 있으면 내 친구에게 글을 남겨 주세요. 여기에”라며 김군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메시지를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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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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