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방출 갑질’로 욕 먹은 KT, ‘진짜 신고식’인 이유

[친절한 쿡기자] ‘방출 갑질’로 욕 먹은 KT, ‘진짜 신고식’인 이유

기사승인 2015-01-23 13:05:55
KT 출정식 행사 당시 사진으로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올해 1군 무대 데뷔를 앞둔 프로야구 제10구단 KT 위즈(Wiz)가 시즌 시작 전부터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계약기간 중’ 방출한 신고선수 6명에 대한 잔여연봉을 주지 않았다가 이들이 스포츠 분야에 저명한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대응에 나서자 지급하겠다고 방향을 돌렸죠. KT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잔여연봉 지급을 바로 이행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선수들과의 계약에 대한 이견’ ‘미비한 일 처리’ 등의 이유를 댔습니다. 하지만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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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쿠키뉴스를 포함한 몇몇 매체에서 자세히 다뤘기 때문에 사건 경위를 길게 말하진 않겠습니다. 그런데 이날 일부 매체의 기사에서 흥미로운 표현을 봤습니다. KT가 이 행위로 인해 비난받고 있는 것에 대해 ‘신고식’이라고 한 겁니다.

역사라는 것이 기록된 것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신고식’의 기원은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합니다. 고려 말기 당시 실력은 떨어지면서 권력을 가진 가문의 배경 등 정당하지 않은 과정으로 관직에 오른 인물들의 친인척을 혼내줬던 게 현재 신고식 문화의 시작으로 봅니다.

이는 조선시대에 들어 근본 취지가 사라지며 기존 관리들이 신참 관리들을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신참례(新參禮)’로 퇴색됐고, 그 당시에도 사회적 문제가 됐다고 합니다.



‘신고식’이란게 시간이 흐르면서 본질이 흐려졌을 뿐 그 시작은 사실 영 잘못된 게 아니었던 셈이죠. 부정한 권력이나 행위에 대한 질책과 경계의 의미였기 때문입니다.


해당 매체는 올해 1군 무대에 이름을 올린다는 이유로 KT 처사의 비난에 대해 ‘신고식’이라고 표현했겠지만, 이처럼 우연하게도 왜곡된 현재가 아닌 먼 옛날 원래의 신고식 취지가 잘 담겼다는 생각이 들어 흥미롭습니다.

역량은 떨어지면서(신생팀), 권력을 가진 가문의 배경 등을 발판으로(대기업), 정당하지 않은(계약기간 중 선수 방출하면서 잔여연봉 미지급) 행위를 했습니다.

‘방출 갑질’로 호되게 혼난 KT. 오랜 만에 ‘진짜 신고식’을 봤습니다.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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