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도핑 분야의 권위자로 꼽히는 박원하(57)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장이 박태환의 ‘도핑 양성’ 파문에 대해 “이해가 안 간다”며 “미스터리가 영원히 풀리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대한체육회 의무위원장을 역임했고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의무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27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한 박 교수는 ‘10년 동안 감기약조차 안 먹을 정도로 자기관리를 잘 했다고 알려져 있는 박태환 선수가 아시안게임 직전에 이렇게 위험한 걸 알면서 했을 것이냐 하는 의문이 든다’는 질문에 “사실은 그런 정황으로 봐서는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이라며 “이미 수 차례 도핑 검사도 당했던 선수이다. 언제든지 본인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던 선수가 이렇게 했다고 믿기는 참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JTBC 뉴스룸에서는 박태환이 2013년 12월에도 이번에 문제가 된 ‘네비도’ 주사를 맞은 의혹이 있다는 내용을 전했다. 이후 적발이 안돼 이번에도 안심하다보니 이런 일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교수는 “그것엔 사실 동의하기 어렵다. 박태환 선수 같은 경우는 국제수영연맹의 ‘규정된 선수’이기 때문”이라며 “‘규정된 선수’라는 건 1년 중 언제라도 불시에 도핑 검사 대상이 되는 경기력이 우수한 선수를 말한다. 이 선수들은 3개월 마다 본인이 어디에서 훈련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보고를 하게 돼 있다. 이처럼 본인이 언제 도핑 검사 대상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네비도 주사를 맞았을리 없다). 그러니까 미스터리”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박태환 선수는 고등학생이었던 도하 아시안게임 때부터 계속 지켜봐왔고 같이 팀닥터로 계속 쫓아다녀 봤지만 철저한 선수인데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의사의 부주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선수는 자기가 믿는 의사한테는 ‘이 주사 맞아도 괜찮습니까’하고 물어봤을 때 의사가 괜찮다고 얘기를 하면 그걸 믿는다. 그걸 가지고 자기가 믿는 의사 얘기를 못 믿고 또 검색해 보고 이걸 검증하기는 어렵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아마 미스터리는 영원히 안 풀릴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구체적인 증거도 없고 의사하고 선수의 주장이 다른 경우는 사실이 명백히 밝혀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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