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대놓고 성희롱, 정신 나갔나” 십자포화… 여군 성폭행에 “하사 아가씨, 외박 못 나가서” 파문

“국회서 대놓고 성희롱, 정신 나갔나” 십자포화… 여군 성폭행에 “하사 아가씨, 외박 못 나가서” 파문

기사승인 2015-01-29 17:31:57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이 29일 “모든 여군 부사관 분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점에 대해 간곡히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한다”고 해명했다.

앞서 송 의원은 최근 부하 여군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육군 여단장을 두고 “열심히 일하려고 외박을 거의 안 나갔다”고 발언해 논란이 격화됐다.

송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병영문화개선특위 전체회의에서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몇 가지 조언적 성격의 말씀을 드리겠다. 참고해 달라”며 “여군 하사 성폭행을 한 여단장이 들리는 얘기로 지난해 거의 외박을 안 나갔다. 가족도 거의 매달 (면회를) 안 들어왔다. (여단장이) 나이가 40대 중반인데, 성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하는 측면을 우리가 한 번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또 “비단 그 여단장 뿐이겠는가. 육해공군, 공군은 좀 그렇겠습니다만 등 포함해가지고 전국의 지휘관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정상적으로 나가야 될 외박을 못 나간다”며 “그러다 보니 가정관리도 안 되고, 본인의 섹스 문제를 포함해 관리가 안 되는 게 이런 문제를 야기한 큰 원인 중 하나로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송 의원은 또 군 옴부즈맨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던 중 “‘하사 아가씨’가 룸메이트한테는 얘기했다고 하는데, (이는) 제도적으로 (얘기)할 채널이 없었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송 의원의 발언을 들은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즉각 발언을 신청, “송 의원이 ‘하사 아가씨’라고 표현했는데, 그렇게 보는 관점이 이런 문제와 연관되는 것이다. 그렇게 표현하면 안 된다. 하사관은 하사관으로 봐야 한다”고 항의했다.

이에 정병국 위원장도 공감을 표하면서 “송 의원이 말한 부분은 (속기록에서)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송 의원은 국방부 기무사령관을 지낸 3성 장군 출신으로 새누리당 비례대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자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특위’ 위원을 맡고 있다.

송 의원 발언이 전해지자 트위터 등 SNS에는 ‘정신 나간 국회의원’ ‘공개적인 성희롱’ ‘대단한 용기’ 등 조롱과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송 의원은 파문이 확산되자 “‘외박을 못나가서 이런 문제를 야기하는 측면이 있는게 아니냐’는 발언은 특정인을 대상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전방 부대 지휘관이 정상적으로 부대지휘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미였다”며 “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지혜롭지 못했던 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하사 아가씨’라고 발언한 내용은 의도를 갖고 한 발언이 아니며, 평생 군 생활을 한 본인이 적절한 군사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며 “모든 여군 부사관 분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점에 대해 간곡히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하는 바”라고 해명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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