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내내 흐느낀 ‘땅콩 회항’ 女승무원 “교수직 제안 당시 거절…난 ‘위증女’ 아니야”

신문 내내 흐느낀 ‘땅콩 회항’ 女승무원 “교수직 제안 당시 거절…난 ‘위증女’ 아니야”

기사승인 2015-01-30 16:39: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땅콩 회항’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온 사건당사자 여승무원이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이 교수직을 제안한 것은 맞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30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오성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부사장, 객실승무본부 여모(57) 상무, 국토교통부 김모(54) 조사관 등 3명에 대한 2차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참석한 김씨는 눈물을 보이며 이같이 증언했다.

김씨는 지난달 5일(미국 현지시간) 대한항공 KE086편 일등석에서 박창진 사무장과 함께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견과류 서비스와 관련해 폭언과 폭행을 당한 또 다른 피해자다.

김씨는 언론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건에 대해 알린 박 사무장과 달리 국토부·검찰 조사에서 회사의 회유를 받아 허위 진술을 하고 그 대가로 교수직을 제안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여론의 뭇매를 받아왔다.

검은 옷차림으로 법정에 선 그는 증인신문이 진행되는 내내 한숨을 쉬며 울먹거렸다.

그는 “지난달 중순쯤 회사 관계자가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조 전 부사장이 직접 집으로 찾아와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며 “그때 어머니에게 ‘사과에 협조해준다면 교수직의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는 말을 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저는 사과 받을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조 전 부사장을 피해 나흘 동안 집에도 안 들어갔다”며 제안을 거절했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김씨는 “너무 무섭고 불안해 박 사무장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조언을 구했다”며 “그런데 TV에 출연한 박 사무장이 내가 교수직을 제안받고 위증을 했다고 주장했고 그때부터 내 신상이 인터넷에 유포됐다. 한 순간에 위증을 한 여자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신문 후 ‘어머니를 통해 교수직을 제안 받았는데 응하지 않았다는 것인가’라는 재판부의 질문에도 “나와 내 어머니는 진정성 없는 사과를 받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씨는 또 “나는 어떠한 회유에도 넘어가지 않았고 검찰에서 위증한 적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며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내 명예라도 회복하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증인신문이 끝난 뒤 ‘김씨에게 할 말이 있으면 하라’는 재판부의 말에 김씨와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고개를 숙이고 “본인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린다”고 짧게 말했다.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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