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수로도 부족한가.’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잔혹성이 갈 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번엔 산 사람을 불태워 죽였다.
IS가 3일(현지시간) 공개한 약 22분 분량의 동영상에서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26) 중위가 불태워지는 장면은 마지막 5분쯤부터 나온다.
영상에서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은 알카사스베는 휘발유로 보이는 액체에 젖은 채 폐허 속 검은색 쇠창살 안에 갇여 있다. 복면을 한 IS 대원이 불을 붙이자 알카사스베 중위는 화염에 휩싸이고, 비명을 지르다가 무릎을 꿇고 이내 뒤로 쓰러진다.
IS는 알카사스베 중위의 시신과 쇠창살을 불도저를 이용해 그대로 매장시킨다. 이어 영상은 ‘요르단 내 무슬림이 다른 요르단 조종사를 죽이면 100 디나르(IS 자체 화폐)를 주겠다’는 선전과 함께 끝난다.
IS가 인질을 불태워 죽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 동안은 참수가 대부분이었다.
IS가 이처럼 잔혹성의 수위를 높인 것은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충격’, ‘공포’를 통해 위세를 과시하려는 것이다.
미국 테러감시단체 ‘인텔센터’는 “IS가 자신들의 행위를 최대로 노출할 방법을 계속해 발전시키고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알카사스베 중위는 국제연합군 공습에 가담했다가 생포된 인질이다. 자원봉사자나 기자 등 다른 인질과 달리 보복성의 의미가 짙다. 실제로 IS는 살해 동영상 앞부분에 국제연합군의 공습으로 시리아 어린이가 죽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미 안보컨설팅 업체 ‘플래시포인트 인텔리전스’의 래이스 앨쿠리는 “IS에겐 (알카사스베 중위의 화형은) 민간인과 어린이를 공습으로 불태워 죽인 것과 똑같다”며 “궁극적으로 ‘눈에는 눈’이라는 점을 말하는 것”이라고 NBC 방송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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