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자살 모녀 유족 “생활고 비관 아냐…별 어려움 없었다”

포항 자살 모녀 유족 “생활고 비관 아냐…별 어려움 없었다”

기사승인 2015-02-04 14:45: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경북 포항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A씨(66)와 A씨의 큰딸 B씨(44)의 유족이 “생활고 비관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라며 경찰의 재조사를 촉구했다.

유족들은 “어머니가 평소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을 앓아온 큰딸을 측은히 여겨 함께 살았을 뿐 형편은 나쁘지 않았다”며 “어머니가 평소 딸이 잘못되면 함께 (저 세상으로) 가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

유족에 따르면 A씨는 15년 전 이혼한 후 울산에서 살다가 집 두채를 판 돈 1억7000만원을 갖고 5년전 포항으로 2500만원을 주고 현재의 아파트를 사 큰 딸과 함께 살아왔다. 1억원이 넘는 돈을 은행에 예금과 적금으로 넣어두고 이자로 별 어려움없이 생활해 왔다는 것이다.

울산에 있는 작은딸과 사위도 왕래가 잦진 않았지만 한 두 번 정도 몇백만원씩 생활비를 보태주기도 했다.

어머니 A씨는 현재 포항시로부터 기초노령연금 20만원을 받고 있다.

사위 김모(56)씨는 “돈이 얼마가 있는지 당장은 알수 없지만 생활이 어려울 정도는 절대 아니다”며 “큰딸이 갈수록 병이 악화되자 부모로서 이를 보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이라며 울먹였다.

이웃주민들도 모녀가 평소 등산을 다니고 수돗물도 많이 써 생활이 어렵다고 느낄 만한 건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체로 외부와 단절한 채 집에서 단둘이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딸 병세가 악화되는 것을 보고 어머니가 속이 많이 상했을 것”이라며 “경찰이 처음부터 생활고로 몰고 언론도 이를 사실인 양 보도해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들 모녀는 지난 3일 밤 자신의 아파트 안방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도시가스요금이 3개월치 밀렸고 시신 부패 정도로 봐 숨진 지 3~4개월이 지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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