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 인 심리학] 이번엔 바늘 학대…왜 자꾸 이런 일이? 해답은 ‘접촉 위안’

[키즈 인 심리학] 이번엔 바늘 학대…왜 자꾸 이런 일이? 해답은 ‘접촉 위안’

기사승인 2015-02-05 11:57:55
YTN 화면 캡처

“친구를 무는 버릇이 있는 B군에게 물면 아프다는 것을 알게 해 주려는 의미였다”

지난달 30일 수원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수원 모 어린이집 원장A(56)씨는 지난해 6월 27일 당시 26개월 된 원생 B군의 팔을 3~4차례 물었고, A씨가 경찰조사에서 말한 해명이다.

그리고 오늘(5일)은 경기도 남양주시내 한 어린이집에서 40대 여교사사 4세 아동을 바늘로 찌르는 학대를 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이의 말로는 “준비물을 가져오지 않으면 선생님이 바늘로 찔렀다”고 한다.

최근 이처럼 어린이집, 유치원 같은 아동 교육기관에서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남양주 교사의 경우 현재 혐의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고 하지만 김치를 뱉었다는 이유로 4세 여아의 뺨을 강하게 때려 충격을 줬던 인천 송도 어린이집 교사나 아이를 깨문 원장에서 볼 수 있듯이 이들이 자신의 행위가 적발돼 문제가 되면 대는 대부분의 명분이 ‘훈육’ 차원이었다는 것이다. 남양주 교사도 아이의 말이 사실이라면 바늘로 찌른 행위는 아이가 준비물을 잊지말고 챙기도록 하기 위한 훈육이 목적이었다.

이는 결국 근본적으로 아이들의 발달과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교육기관에서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시각의 경우 태어나서 20cm 거리의 대상과 눈을 마주치면서 소통을 시작한다. 그러다 10세 정도가 돼야 성인의 시력을 가질 수 있다. 시력은 판단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아이들의 시력은 늘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가까이에 존재하는 것에 생각도 머물게 된다. 생각이 짧고 단순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청각의 경우 주파수의 높고 낮음에 따라 영향을 달리 받는다. 낮은 주파수, 즉 부드러운 저음은 아이들에게 안정감을 준다. 하지만 화내는 높은 소리의 경우 아이들에게 불안함을 준다. 이런 높고 뾰족한 소리에 익숙한 아이들은 불안 증세를 보이면서 타인에게도 똑같은 소리를 보내게 된다.

후각의 경우 엄마의 체취를 통해 안정감을 가진다. 태어나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엄마와 아이는 같은 체취를 가지게 된다. 엄마 이외에 다른 가족이 안을 때 우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체취’에 있다. 그 만큼 엄마의 체취가 중요하다. 어린이집에 가서 적응 못하고 자주 우는 경우는 엄마와 다른 냄새에 적응을 잘 하지 못해서 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성인이 돼 엄마의 체취와 비슷한 사람에게 끌리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런 감각들 중에서 아이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촉각’이다.

1949년 할로우(Harlow) 교수는 ‘가짜원숭이’ 실험을 했다. 실험에서 우유병이 있는 철사엄마원숭이와 그냥 헝겊엄마원숭이로 나눠 새끼원숭이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결과는 새끼원숭이가 철사엄마원숭이의 우유만 먹고 헝겊엄마원숭이에게 안겨서 시간을 보냈다. 이 실험을 통해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촉각 즉 ‘접촉위안(contact comfort)’라는 결과를 얻었다.

아이들에게 ‘지시적인 가르침이나 강압적인 지식’은 상처만 줄 뿐이다. 어려서 수학이나 과학을 가르쳐 세계에서 1등을 하지만 반대로 청소년 자살률도 1위다. 이것은 가슴 없는 머리만 만들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매일 길게 안아주고 부드럽게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를 말하며 감정을 나눠야 한다. 부모의 머릿속 ‘사랑’이 가슴으로 내려와 맞닿아 있는 아이의 가슴을 통해 전달된다. 가슴으로 전달된 이 사랑은 아이의 머리에 새겨지게 된다. 이런 아이는 성장해서 남들에게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안는 것이다. 가르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같이하는 것이다.

이재연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 교수

정리=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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