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 심리학] 김준호에게 ‘김우종’이란 ‘무서움’…그를 혼자 두면 안 된다

[이슈 인 심리학] 김준호에게 ‘김우종’이란 ‘무서움’…그를 혼자 두면 안 된다

기사승인 2015-02-05 15:50:56

4일 SBS ‘한밤의 TV연예’에서는 김우종 대표의 공금횡령으로 고초를 겪고 있는 개그맨 김준호의 인터뷰가 방영됐다. 여기서는 김준호가 김 대표의 아내에게 지난해 12월 ‘협박성 문자’를 받았다는 새로운 내용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번 사건과 관련한 그의 심경도 전했다. 항상 유쾌한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준 인기 개그맨의 괴로움 섞인 표정과 깊은 한숨. 김준호가 인터뷰에서 보인 말 한마디, 행동 하나를 예사롭게 넘길 수 없었던 이유다.

심리학에서는 ‘두려움’과 ‘무서움’에 대해서 구분을 한다.

내 안에서 생겨나는 감정은 ‘두려움’이다. 반대로 외부의 분명한 대상을 보고 생겨나는 감정은 ‘무서움’이다. 발달과정에서 보면 아기들은 24개월 이전에는 물체가 눈앞에서 사라지면 세상에서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TV에 귀신이 나와도 ‘두려움’이라는 인지가 없다. 옆에서 엄마, 아빠 혹은 가족들이 ‘어~ 무서워~’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외부적 대상인 귀신과 함께 아기에게 ‘무서움’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귀신 = 무서움’, ‘호랑이 = 무서움’, ‘경찰아저씨 = 무서움’의 공식은 영화, 드라마, 책뿐만 아니라 엄마들의 반복적인 말의 반응을 통해 ‘무서움’이라는 인지를 가지게 된다. 김준호에게는 ‘김우종 = 무서움’이라는 공식이 이미 생긴 것으로 보인다. 김준호가 김 대표를 보면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거나 숨을 거라는 의미가 아니다. 오해가 있을까봐 부연하자면, 김 대표는 김준호가 믿었던 사람인데 피해를 주고 도망쳤으며, 그로 인해 김준호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이 파괴됐다. 김준호에게 김 대표는 이처럼 무서움을 준 명확한 외부 대상이라는 뜻이다.

반대로 내부적으로 생기는 ‘두려움’은 대상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다. 뭔지 모르는 추상적인 불안한 감정이 바로 두려움이다. 늦은 시간 주변에 아무도 없고 혼자 집에 있을 때 내 안에서 올라오는 것은 무서움이 아니라 바로 ‘두려움’이다. 김준호에게는 ‘서로 믿지 못하는 상황 = 두려움’이라는 인지도 생겼다.

인터뷰를 보면서 김준호씨는 김 대표와 자신과 갈등을 겪고 있는 다른 주주들에게는 ‘무서움’을 느끼고, 풀리지 않는,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는 이 상황에 대해서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화가 아닌 분노도 볼 수 있었다.

심리학에서는 ‘화’와 ‘분노’를 구분한다.

상대방을 아프게 하고 자신이 위로를 받는 것은 ‘화’라고 한다. 하지만 상대방을 아프게 하는 동시에 자신도 아픈 것은 ‘분노’라고 한다. 보통 가족 관계에서 ‘분노’가 많다. 가족이라 여기며 지금까지 이끌어온 코코엔터테인먼트가 무너졌다. 확신에 찬 말과 행동들이 가족과 같이 여겼던 선후배와 주주들에게 아픔이 돼 버렸다는 것에 스스로를 더욱 힘들게 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준호의 얼굴에는 ‘분노’가 많았다. 너무 아픈 것이다.

뭔지 모를 이런 상황이 ‘두렵고’, 마음속에서는 ‘분노’가 꽉 찬 김준호씨가 이 상황을 이겨내는 것은 ‘웃음’ 뿐이다. 그를 보면 웃었던 국민들에게는 ‘김준호 = 실패’ 혹은 ‘김준호 = 안쓰러움’ 이라는 동정심에 의한 인지가 화석화되기 전에 웃음을 찾아 다시 뛰길 바란다. TV에서 그를 보기 위해 기다리는 이유는 이런 힘든 상황 속에서도 주변에 많은 선후배들이 김준호를 지키는 모습에 국민들은 뭔지 모를 ‘응원과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김준호와 친한 이들에게 당부한다. 그는 지금 무서움과 두려움을 겪고 있고 분노에 휩싸여 있다. 함께 있어 줘야 한다. 그를 혼자 둬선 안 된다.

이재연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 교수

정리=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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