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이두봉 부장검사)는 국가대표 수영선수 박태환(사진)에게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을 투여한 혐의(업무상과실치상)로 T병원 원장 김모씨를 6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원장은 지난해 7월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함유된 ‘네비도(nebido)’ 주사를 박태환에게 하면서 부작용과 주의사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도핑에 문제되지 않는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원장은 주사처치 내역을 진료기록부에 기재하지 않은 혐의(의료법 위반)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박태환은 김씨에게 ‘도핑에 문제되지 않느냐’고 확인했고, 김 원장은 주사제 이름이나 성분, 부작용 등을 설명하지 않으면서 ‘체내에 있는 것이니 문제가 안된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후 간호사가 테스토스테론 주사제 4㎖를 피하주사 방식으로 투여했다.
두 사람이 모두 해당 주사가 금지약물인지 몰랐다는 점은 확인됐다. 하지만 약물 성분과 주의사항, 부작용을 확인해 환자에게 설명해야 할 의무가 의사에게 있다는 대법원 판례와 일본 판례를 들어 김 원장을 기소했다.
검찰은 또 금지약물이 투여돼 체내 호르몬 수치가 바뀌는 것도 건강을 침해하는 상해로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같은 사례로 검찰은 독일에서 수영선수들에게 비타민제라고 속이고 테스토스테론 약을 먹인 의사에 대해 호르몬 유지량과 지방대사를 변화시키는 등 건강을 침해하는 상해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예를 들었다.
박태환은 지난해 7월29일 서울 중구 T병원에서 맞은 네비도 주사제 때문에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이 나오자 올 1월 김 원장을 고소했다.
검찰은 T병원에서 진료기록을 확보하고 박태환을 비롯한 관련자 등 10여명을 소환조사했다.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