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A교감이 지난해 7월 노래방에서 교사들과 가진 모임 ‘뒷풀이’ 자리에서 자신을 성추행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수사를 진행 중”라고 밝혔다.
모의감옥실험으로 유명한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짐바르도(Zimbardo) 교수는 1969년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두 대의 중고 자동차를 슬럼가 골목에 세우고 모두 보닛을 열어 뒀다. 한 대는 정상적인 자동차였다. 하지만 또 다른 자동차는 유리창을 약간 깨뜨려 놨다. 1주일 후 두 자동차의 모습을 관찰했다. 정상적인 차는 변화가 거의 없었다. 반대로 유리창을 조금 깨뜨려 놨던 차는 거의 폐차 수준이 됐다. 유리창은 전부 작살나고 배터리는 없어졌고 타이어는 낙서투성이였다.
이 실험을 토대로 1982년에 범죄심리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 Theory)’을 발표했다. 변두리 지역에 유리창 하나가 깨진 집을 그대로 뒀다. 그 결과 폐허처럼 됐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깨진 창문을 보고 그 건물을 버려진 집으로 생각해 돌을 던졌다. 멀쩡한 유리창들도 깨졌다. 집 주변의 벽에는 낙서로 뒤덮였다.
이 실험은 ‘작은 무질서’가 ‘심각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결성을 증명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보호해줘야 할 교사들의 문제는 작아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조금 깨진 유리창을 제거하지 않으면 결국 전체가 무너져 버릴 수 있다. 교장, 교감, 교원의 구조적인 시스템의 문제가 있다면 바꿔야 한다. 하지만 시스템의 문제보다는 선생님들의 ‘성(性)’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지속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교원의 성 문제가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게 막아야 하는 것도 동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실제로 ‘깨진 유리창 이론’이 뉴욕 지하철에 적용이 됐다. 지하철에 있는 낙서를 모두 지우기 시작했다. 그 결과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범죄율이 50% 이상 줄어들었다.
우리나라의 문제이기도 한 ‘음주문화’를 다시 한 번 점검해봐야 한다. 학교 선생님들이 술자리를 가지며 지위를 이용해 갑과 을의 구조를 만들게 된다. 이러한 구조에서 성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학교에서의 조직적 관계를 음주문화에서도 적용하기 때문에 반복해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끝 술자리’가 아니라 ‘마지막 술자리’가 되길 바란다.
끝과 마지막이라는 말은 비슷하게 느껴지지만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끝은 과정 중에 개별 사항의 맨 나중 부분을 의미할 때 사용하는 것이다. 이런 초등학교의 성 문제가 성숙한 성 문화를 갖추는데 일어나는 과정 중의 개별 사항으로 끝이 아니라 모든 성 문제의 ‘마지막’ 사건이 되길 바란다.
이재연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 교수
정리=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