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편향 댓글 현직 부장판사, 과거 민주당·이석기 사건도 처리했다

정치편향 댓글 현직 부장판사, 과거 민주당·이석기 사건도 처리했다

기사승인 2015-02-13 12:04: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인터넷에 수년 간 익명으로 정치적 편향 댓글을 상습 작성한 걸로 밝혀진 현직 A 부장판사가 과거 영장전담 판사를 지내면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까지 다수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장전담 판사가 맡은 업무를 고려할 때 법원 인사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도권 한 지방법원 소속 A 부장판사는 2012년 6월 유권자들에게 상품권을 살포하고 기초의원 출마 예정자들로부터 공천 헌금을 받은 혐의로 우제창 전 민주통합당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 부장판사의 문제가 된 댓글 중에는 ‘민주당이 안 되는 이유’, ‘야당은 종북 정당’ 등의 내용도 있다.

A 부장판사는 그해 7∼8월 통합진보당 핵심 당원인 홍순석·이상호씨에 대한 감청영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국정원에 내란 사건을 제보한 이모씨는 영장 덕분에 이들과의 대화를 녹음할 수 있었다.

A 부장판사는 통진당 관계자들에 대한 카카오톡 압수수색 영장도 발부해 검찰의 내란 사건 수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카톡 영장은 수원지법에서 처음 발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A 부장판사는 이듬해부터 형사합의부 재판장을 맡았다. 야당을 향해 ‘종북 정당’이라며 댓글 활동을 하는 판사가 내란 사건의 본안 심리를 배당받을 가능성도 있었던 것이다.

영장전담 판사는 피의자 인신구속 여부를 처음 결정하고 압수수색 등 수사 절차에 대한 허가 권한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일 처리에 시비를 최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오히려 영장전담 판사가 논란을 일으킨 경우가 많다.

앞서 B 부장판사는 2002년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에 대해 “월드컵 준결승에 진출한 한국 대표팀을 열렬히 응원할 것으로 보인다”며 영장을 기각한 적이 있다.

C 부장판사는 지난해 여객선 안전점검 서류를 허위 작성한 혐의를 받은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해양 안전은 국가의 격이 올라가야 해결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영장심사는 법관의 편향적 가치관이 절대 개입돼서는 안 된다”며 “영장전담 판사를 선발할 때 지금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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