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가수 김장훈(48)이 영화 ‘불법 다운로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김장훈은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근 한달 만에 쉬는 날이라 테이큰3 다운 받았는데 쌩뚱맞게 자막이 아랍어”라며 “슬프고 진지한 장면도 통 집중 안 됨. 죄값 받는 듯, 예전에 공연 때 My Way 부르면서 함께 부르자며 가사를 아랍어도 띄운 적 기억나세요?”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자막이 우리나라 이용자들에게 생소한 언어로 나오는 건 자막이 아예 없는(업로더는 있다고 하는데) 경우와 더불어 불법 다운로드를 했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형태입니다.
김장훈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불법 다운로드 논란이 확산되자 “돈 내고 합법 다운로드 한 겁니다”라며 “요즘도 불법 다운받는 데가 있나요? 아, 불신의 사회”라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팬들은 아직도 석연치 않은 듯 합니다. 합법 다운로드라면 파일공유 등의 사이트에서 저작권자와 제휴를 맺어 수 천원의 가격으로 제공하는 콘텐츠일 겁니다. IPTV 서비스도 있지만 김장훈이 “다운 받았다”라고 표현한 걸로 봐서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그런데 합당한 가격에 합법적으로 다운로드 하거나 IPTV 서비스로 볼 수 있는 영화 콘텐츠에서 자막이 아랍어로 나오는 오류는 보기 힘든 경우입니다. 해당 콘텐츠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측에서 계약을 맺고 정식 제공하는 파일이기 때문에 이런 일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고 사례를 찾기도 힘들죠.
더구나 영화 테이큰3의 수입 배급사인 이십세기폭스코리아의 오상호 대표는 20일 오후 TV리포트와 전화통화에서 “현재 테이큰3는 IPTV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모든 서비스에 한국어 자막이 들어가 있고 아랍어 자막은 한국 쪽에서 제공하지 않는다”면서 “만약 아랍어 자막이 있는 테이큰3의 화면이 포착됐다면 이건 명백한 불법다운로드이다. 국내 서비스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따라서 김장훈이 좀 더 말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명에 뭔가 답답함이 느껴지는데도 ‘그냥 내 말 믿어라’라는 식으로 나오는 건 팬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기 때문이죠. 쉽습니다. 다운로드 경위만 설명해 주면 끝입니다.
SNS에도 더 이상 말이 없길래 김장훈 측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김장훈과 연락이 안돼서 확인을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렵지도 않은 일에 굳이 이러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합법 다운로드 권장 캠페인인 ‘굿다운로더’라는 게 있습니다. 여기에는 대한민국의 내노라하는 영화배우, 감독들 대부분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김장훈은 지난해 8월 일부 영화인들이 세월호 특별법을 촉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일 때 기자회견 자리에 나와 과거 영화에 출연했던 사실을 들어 “가수이자 영화배우 김장훈이다”라고 농을 던진 적도 있죠.
김장훈은 평소 여러 사회적 사안에 앞장서 바른 소리를 해온 대표적인 ‘소셜테이너(Society와 Entertainer의 합성어)’ ‘개념 연예인’ 중 1명입니다. ‘김장훈다운’ 모습,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