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경찰서에 따르면 20일 오전 4시 5분 거제시 둔덕면 한 도로 갓길에 세워진 산타페 차량에서 A(39)씨, A씨의 아내 B(39)씨, 딸(9), 쌍둥이 아들(6) 등 5명이 피를 흘린 채 숨져있는 것을 수색에 나선 경찰이 발견했다. A씨 가족이 발견된 지점은 A씨 집은 물론 본가인 부산 동래구와는 정반대 방향이다.
경찰에 따르면 다섯 식구인 A씨 가족은 거제시 연초면의 한 작은 원룸에 살았다.
A씨는 지역의 한 조선소 협력업체에서 일했고 아내 B씨는 작은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며 아이들을 키웠다.
경찰은 A씨가 아내 명의로 1억원이 넘는 은행권 대출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고 집에서는 개인회생절차 관련 서류가 발견됐다.
차량은 사고 현장을 조사한 결과 차량에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차량 내부에서 흉기, 소주병 1개, 맥주캔 1개, 수면유도제 등이 발견됐으며 차량 문이 안에서 잠겨 있었다.
경찰은 이 같은 정황을 미뤄 A씨가 채무 문제로 고민한 나머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형 가족을 기다리던 A씨 동생은 지난 19일 오후 6시 40분께 “부산에 오기로 한 형님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형사들을 긴급 투입해 수색을 벌였고 A씨 가족의 차량이 이미 19일 오전 1시 44분에 둔덕면을 지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차량의 행적 등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차량에 설치된 구형 블랙박스에 저장된 자료가 2013년까지만 있어 지난 19일과 20일 사이 차량 안에서 발생한 구체적인 정황을 밝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부채 관계, 최근 행적, 차량 이동 경로를 확인하고 있다”며 “타살 여부 등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