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차 안에서 싸늘한 주검된 일가족 5명…개인회생도 받아들여졌는데 왜

설날 차 안에서 싸늘한 주검된 일가족 5명…개인회생도 받아들여졌는데 왜

기사승인 2015-02-20 19:41: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여섯살배기 쌍둥이 형제를 포함한 일가족 5명이 설 연휴에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20일 오전 4시 5분 거제시 둔덕면 한 도로 갓길에 세워진 산타페 차량에서 A(35)씨, A씨의 아내 B(39)씨, 딸(9), 쌍둥이 아들(6) 등 5명이 피를 흘린 채 숨져있는 것을 수색에 나선 경찰이 발견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가족은 부산 동래구에 있는 본가에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하지만 이들이 탄 차량이 발견된 지점은 거제시내 A씨의 집은 물론 부산과는 정반대 방향이었다.

형 가족을 기다리던 A씨 동생은 지난 19일 오후 6시 40분쯤 “부산에 오기로 한 형님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난 이 가족의 살림살이는 빠듯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소 협력업체에서 일하며 가정을 꾸려온 A씨 가족 5명은 거제시의 한 작은 원룸에 살았고, A씨가 아내 명의로 은행에서 1억5000만원을 대출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A씨가 채무 압박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집에서는 개인회생절차 관련 서류가 발견됐고, 법원이 지난해 말에 개인회생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A씨 가족이 갚아 나가야 하는 채무액은 매달 40여만원 정도인 걸로 확인됐다. 또 개인회생이 받아들여졌다는 건 채무자가 장래에 계속적으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인정됐다는 의미이다.


현장 조사결과 차량에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차량 내부에서 흉기, 소주병 1개, 맥주캔 1개, 수면유도제 등이 발견됐으며 차량 문이 안에서 잠겨 있었다.

경찰은 이 같은 정황 외에 채무 관계 등을 참고로 유가족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형사들을 긴급 투입해 수색을 벌였고 A씨 가족의 차량이 이미 19일 오전 1시 44분에 둔덕면을 지난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차량에 설치된 구형 블랙박스에는 2013년까지 자료만 저장돼 있어 지난 19일과 20일 사이 차량 안에서 발생한 구체적인 상황을 밝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부채 관계, 최근 행적, 차량 이동 경로를 확인하고 있다”며 “타살 여부를 비롯해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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