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에 표준근로계약을 바탕으로 촬영에 들어가는 긍정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
CJ E&M은 23일 “올해 CJ E&M이 메인 투자·배급하는 모든 한국 영화 개봉작은 ‘표준근로계약서’가 적용된 작품”이라고 밝혔다. 표준근로계약서는 영화계 스태프의 처우를 개선하고자 마련된 제도다. 법정 근로시간 준수, 초과 근무시 수당 지급, 안정적인 임금 지급, 4대보험 가입 의무화, 휴식시간 보장 등을 골자로 한다.
앞서 CJ E&M은 2013년 8월부터 메인 투자·배급이 결정된 작품에 제작사와 현장 스태프 간 표준근로계약을 의무적으로 맺도록 했다. 윤제균 감독의 영화 ‘국제시장’이 100억원대 이상 블록버스터 영화로는 국내 처음으로 모든 스태프와 표준근로계약서를 맺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제시장’ 외에도 현재 상영 중인 ‘쎄시봉’과 개봉을 앞둔 ‘순수의 시대’ ‘베테랑’ ‘손님’ ‘시간이탈자’ ‘도리화가’ ‘히말라야’ 등 올해 개봉될 한국 영화 모두 표준근로계약서가 적용됐다. 제작비는 5~10%가량 상승하나 그만큼 스태프 근로 복지는 상승한다.
아울러 ‘금융비용’을 적용하지 않는 작품을 늘리는 방향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비용은 영화가 손익분기점 이상의 흥행 성적을 냈을 때 투자사가 투자지분 수익 외에 추가로 받을 수 있는 투자 리스크에 대한 ‘보상’의 일종으로 90년대 후반 업계에 도입됐다.
CJ E&M 역시 이 제도를 채택해 운용해왔으나 중소제작사의 수익 폭 확대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10월 폐지했다. CJ E&M은 “지난해 10월 이전에 투자·배급이 결정돼 금융비용이 적용되는 작품이더라도 정산 시점이 작년 10월 이후일 경우 금융비용을 받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