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매입 탤런트 길용우, 이전 등기 끝나자 소상인들에 ‘다들 나가주세요’”

“건물 매입 탤런트 길용우, 이전 등기 끝나자 소상인들에 ‘다들 나가주세요’”

기사승인 2015-02-24 00:10: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유명 중견 탤런트인 길용우(60·사진)씨가 이태원 경리단길 상가 건물을 사들인 후 재건축을 하겠다며 이곳에서 세들어 장사를 하던 소상공인들에게 일방적으로 퇴거를 통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상가세입자협회 등 상가세입자 단체들은 23일 서울 서초동의 한 카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경리단길 상가 임대료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오랫동안 상권을 지켜온 상인들은 오히려 쫓겨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단체들에 따르면 길씨는 지난해 10월 말 부인과 아들 등과 함께 공동명의로 이태원 한 상가건물을 사들였으며, 지난달 19일 새 건물주로 인사를 하겠다며 전체 세입자를 한 자리에 모아놓은 자리에서 재건축을 이유로 퇴거를 통보했다. 이어 이달 9일에 같은 내용 증명을 법무법인으로 발송했다.

길씨가 사들인 건물에서 수입과자점을 운영하는 임병교(43)씨는 “현행법에 따르면 건물주가 재건축할 때 상가세입자는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가게를 비워줘야 한다”며 “2012년 권리금 3000만원에 인테리어 등으로 수천만원을 들였지만 이대로 쫓겨날 처지”라고 호소했다.

임씨가 운영하는 가게는 현재 권리금이 1억원 전후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같은 건물에 입주한 다른 7개 가게도 각각 수천만원씩 권리금을 주고 들어왔으며 시설과 인테리어에 수천만원씩 투자했는데 빈손으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세입자 중에는 폐지를 모아 팔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70대 부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상권이 급격히 좋아지면서 임 사장과 같은 상가세입자는 쫓겨나고 건물주들만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 건물주가 길씨에게 상가를 팔면서 세입자를 함부로 내쫓지 말 것을 부탁했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길씨는 부동산 이전 등기가 끝나자마자 그런 부탁을 저버리고 재건축을 이유로 세입자를 내쫓고 있다. 이 소식에 전 건물주는 대단히 노여워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단체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개정돼 법으로 상가세입자를 보호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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