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새 학기를 앞두고 한 대학교에서 부적절한 ‘군기’ 문화가 포착됐다.
27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D대 시각디자인과 2015년 신입생 관리 대폭발’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학회장 등 선배와 신입생들 간의 카카오톡 단체채팅창 채팅 내용이 캡쳐 돼 담겨 있다.
학회장으로 추정되는 A씨는 “저와 대의원을 부를 때는 학회장님, 대의원님이라고 부르고 선배님들께는 선배님이라는 호칭으로 부릅니다. 언니, 누나, 형, 오빠라는 호칭 쓰지 말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학교 앞에서 술을 마시되 저에게 카톡이 아닌 문자로 ‘누가 어디서 술을 마십니다’라고 보내 달라”며 “안 보내고 학교 앞에서 마실 시 그 자리에서 데리고 나올 것이고, 그 이후부터는 15학번은 학교 앞에서 술을 못 마신다”고 언급했다.
학교 앞에서 술을 마실 경우 학회장에게 문자로 보고를 해야 하며 그러지 않을 경우 금주령을 내린다는 의미다.
이 같은 대화 내용은 한 후배가 인터넷에 올리면서 외부에 알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한 선배로 보이는 B씨는 신입생들에게 “진심 여기서 자백 못 하겠으면 학회장님이랑 대의원님한테 사과드리고 사진 퍼진 곳에 다 내려달라고 부탁해”라며 “진심 죽빵(주먹 한방) 날리고 싶다”고 협박 투로 글을 적었다.
과거 신입생 군기잡기가 주로 물리적인 폭행이나 기합, 언어폭력 등에 치중됐다면 최근의 군기 문화는 일상생활로 파고든 모습이다. 선배들은 ‘다,나,까’ 말투 사용, 90도 인사, SNS 감시, 복장단속, 동아리활동 강요 등으로 후배들을 통제하려 들고 있다.
네티즌들은 황당해하고 있다. 이들은 “아직도 대학에서 군대놀이 중이네” “어쩜 그렇게 수준이 낮냐” “꼴에 학회장이라고 완장질 하고 있네” “대학생이 미개한 이유” 등의 댓글을 달았다.
지난해에도 S대, S여대, D여대, K대 체대 등에서 신입생들 군대식 문화를 강요해 논란이 반복돼 왔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