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마타하리’ 女간첩 원정화, 중학생 딸 ‘학대’ 혐의로 입건

‘北 마타하리’ 女간첩 원정화, 중학생 딸 ‘학대’ 혐의로 입건

기사승인 2015-03-02 12:32: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북한판 마타하리’ 원정화(41·여)씨가 중학생 딸을 학대했다가 경찰에 형사입건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경기 군포경찰서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원씨를 불구속 입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원씨는 지난 1월 27일 오후 10시 25분께 군포시 자신의 집에서 술에 취해 딸 A(14·중학생)양에게 유리컵을 던지며 “같이 죽자”고 30여분간 소란을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다행히 유리컵에 맞지 않아 다치지는 않았다.

원씨는 사건이 일어나기 수일 전 폭행 혐의로 입건된 사실을 이날 경찰로부터 통지받자 격분해 딸에게 ‘화풀이’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원씨는 자신이 일하던 식당의 사장과 말싸움을 하다가 폭행한 혐의(상해)로 입건된 바 있다.

경찰은 긴급 임시보호조치를 발동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원씨를 한 정신과 병원에 치료위탁했고, A양을 임시보호시설에 입소시켰다.

가정폭력 사건에 출동한 경찰은 관련 법에 의거, 직권으로 가해자를 피해자 주거지에서 퇴거시킬 수 있고(1호), 가해자를 의료기관이나 요양소에 위탁(4호)하는 등 긴급 임시보호조치를 할 수 있다.

2월 17일까지 입원한 원씨는 의사의 “증세가 호전됐다”는 소견, ‘퇴원해도 된다’는 검사의 지휘를 받아 퇴원한 뒤 같은달 28일까지 통원치료를 받았다.

A양도 “새학기가 시작되는 시기라 엄마랑 같이 살고 싶다”고 해 원씨가 퇴원한 날 보호시설에서 퇴소한 뒤 원씨와 생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원씨는 오래 전부터 우울증에 시달려왔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것 같다”며 “최근 임시조치를 통해 치료를 받고 나서는 증세가 많이 호전돼 딸과 문제없이 지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원씨는 지난해 2월에도 A양에게 “한국 정부가 아무것도 해준 게 없다. 다시 북한에 가서 살자”고 말해 겁먹은 A양으로부터 경찰에 신고된 적이 있다.

원씨는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의 지시를 받고 탈북자로 가장해 우리 군 모 부대 장교와 내연관계를 맺으며 군사기밀과 탈북자 정보를 빼내 북한에 넘긴 혐의(간첩)로 2008년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다.

원씨보다 7세 연하인 우리 군 장교는 당시 원씨가 간첩이라는 사실을 안 후에도 내연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고, 결국 파면돼 불명예 퇴역하면서 구속 수감됐다.

원씨는 2013년 만기 출소해 검·경의 보호 하에 딸과 함께 살아왔다.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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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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