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 심리학] 총기는 쫓아도 ‘눈총’은 못 쫓는다…GPS 부착의 ‘허상’

[이슈 인 심리학] 총기는 쫓아도 ‘눈총’은 못 쫓는다…GPS 부착의 ‘허상’

기사승인 2015-03-02 17:54:55

지난 25일과 27일에 각각 충남 세종시와 경기 화성시에서 연달아 총기사건이 일어났다. 이러자 엽총과 공기총 등 총기류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부착 및 위치 추적이 의무화되고 개인의 소량 실탄 및 소형 공기총 소지도 전면 금지된다는 대응책이 나왔다.

이 두 사건 이후 국가는 총기관리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같은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모방심리를 막으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하지만 범죄도구로 사용되는 총이 문제가 아니라 범죄를 저지르게 하는 ‘관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쉽다. 이 두 사건에서의 핵심은 가족 또는 가까운 관계였다는 것이 핵심이다.

눈총(eyeball)도 총(gun)이다.

총의 종류는 다양하다. 가스총, 공기총, 권총, 소총, 엽총 등 무수히 많다. 목적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군대, 둘째는 경찰, 셋째는 사냥이다.

군대에서 총은 전쟁용으로 사용된다. 경찰에게 총은 방범치안, 범죄 진압 등의 목적으로 사용된다. 사냥은 말 그대로 짐승을 잡는 사냥용이다. 사용되는 장소에 따라 총기사건도 나눠지게 된다. 하지만 나눠지지 않는 것은 바로 ‘관계문제’이다. 관계문제를 보면 총을 쏘기 전 이미 ‘눈총’을 서로에게 쏘고 있던 것이 밝혀진다.

강원도 고성 GOP에서 일어난 임 병장 총기사건을 군대라는 ‘특수한 장소’의 문제로 볼 수 있겠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임 병장은 정확하지 못한 발음으로 인해 초등학교 때부터 따돌림을 당해왔다. 고등학교 때는 수업 중에 집으로 와 주방에 있는 칼을 가지고 나가려다 아버지가 말린 경험이 있다. 이 때 친구들은 그를 ‘또라이’라고 놀렸다. 군대에서도 ‘할배(탈모)’, ‘슬라임(허약)’ 등으로 불렸다. 임 병장 사건의 원인은 ‘관계문제’였다.

2009년 4월에는 유부남인 전북 군산경찰서 소속 조모 경위가 절도사건을 조사하다 알게 된 미용실 여주인을 쫓아다니며 자주 드나들다 말다툼 끝에 권총을 쏴 살해하고 자신도 머리에 총을 쏘고 자살했다. 이 사건의 배경에도 결국 ‘관계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2012년 2월에 충남 서산에서 성모(34)씨가 전 직장 동료들에게 총 10발을 쏴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당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의 원인도 자신이 전 직장에서 왕따를 당했다는 이유에서 총을 쐈다고 밝혔다. 2009년에는 층북 증평군에서는 고향 후배의 아들을 엽총으로 쏜 사건이 발생했었다. 이 사건의 원인도 그 아들이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에서 총을 쐈다고 밝혔다.

‘무시(無視)’는 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상담을 하다보면 몇 십 년을 산 부부들에게 아무 말 없이 서로를 5분만 바라보게 해도 힘들어한다. 그만큼 우리사회는 서로를 바라보지 않는다. 무시하게 되면 착시현상도 온다. 가족도 남으로 보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도 미움의 대상으로 보이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국가는 이런 사건을 총기관리의 시스템으로 바라보거나 모방범죄의 문제로 푸는 것도 필요하지만 국민들 간의 깨져있는 ‘눈총’ 관리부터 먼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그래야 국민들이 정부와 국가를 향해 눈총을 쏘지 않게 될 것이다.

이재연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 교수

정리=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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