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혜리 기자] ‘서프라이즈’ 콘도르와 소녀의 사진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사진작가 케빈 카터가 죽음을 선택했다.
8일 방송된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이하 서프라이즈) 코너 ‘익스트림 서프라이즈’에서는 ‘한 장의 사진’이라는 제목으로 1994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남자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1994 년 7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한 공원에서 한 대의 승용차가 발견됐다.
승용차 안에서 생애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게 된 남자는 한 장의 사진을 꺼내들고 ""이 사진 때문에 내 인생은 처참하게 망가졌다""고 말했다.
사진 속에는 죽어가는 어린소녀를 바라보는 한 마리 콘도르가 찍혀 있었다. 공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수단, 아이를 기다리는 게임’이라는 사진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보도사진 작가 케빈 카터였다.
사연은 이러했다. 1993년 3월 11일 수단으로 향한 케빈은 친구 켄 오스트브룩과 함께 떠났다.
당시 수단 사람들은 내전과 전염병, 기아 등으로 최악의 상황을 보내고 있었다. 케빈은 참혹한 수단의 상황을 사진으로 담았다. 그러던 중 케빈은 콘도르를 발견했다. 죽은 동물의 시체를 먹고 사는 콘도르는 배고픔 때문에 어린 소녀가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사진을 찍은 케빈은 뉴욕타임즈로 보냈다. 사진이 보도되자 사람들은 수단에게 지원물품을 보내왔다. 그리고 이 사진으로 케빈은 퓰리처상을 수상하게 됐다.
하지만 케빈은 “아이는 구했느냐” “지금 소녀는 살아있냐""는 등의 질문을 받게 됐다. 죽음 앞의 소녀를 외면했다는 것이다.
케빈은 거센 비난을 받았다. 어느 영국 3인조 밴드는 케빈을 조롱하는 노래를 발표했고, 사람들은 콘도르의 얼굴에 케빈의 얼굴을 합성했다. 모욕과 비난이 쏟아지자 케빈은 정신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케빈은 친구 켄에게 의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켄은 흑인 부족간의 전쟁을 취재하러 갔다가 총에 맞아 죽고 말았다. 가족보다도 자신을 이해해주던 켄을 잃은 케빈은 충격에 빠졌다. 더 이상 그를 위로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케빈은 사진 한 장으로 생긴 자신에 대한 비난을 감당하지 못하고 스스로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