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행위 엿보려’ 왔는데 잠만 잤다고…홧김에 모텔 방화 ‘황당男’

‘성행위 엿보려’ 왔는데 잠만 잤다고…홧김에 모텔 방화 ‘황당男’

기사승인 2015-03-10 09:56: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모텔에서 성행위를 엿보려다 잠만 자는 걸 목격하고 홧김에 불을 지른(현주건조물방화미수 및 주거침입 혐의)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0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이모(31)씨는 지난해 10월 새벽에 동대문구 한 모텔의 객실 창문 바깥 난간과 연결된 계단으로 조심스럽게 발길을 옮겼다.

이씨가 이곳을 찾은 건 다른 투숙객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보기 위해서였다. 그는 2007년에도 한 모텔에서 비슷한 범행을 저지르다 적발돼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전과가 있었다.

이씨는 약 2시간 전 이곳 모텔에 들어와 각 방을 돌아다니며 방문에 귀를 기울여 사람이 있는지 확인했다. 그리고 3층의 한 객실에서 인기척이 나자 이곳을 ‘엿보기 대상’으로 삼았다. 계단을 통해서 이 방 바깥 난간에 다다른 이씨는 몸을 숨기고 약 30여분간 기다렸다.

하지만 그가 바라던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이 객실에 들어온 A씨 커플이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기 때문이다.

순간 화가 난 이씨는 오전 6시 30분쯤 피우던 담배를 창문으로 던져 객실에 불을 지르려 했다. 담배꽁초는 객실 침대 이불에 떨어졌지만, 연기에 놀라 잠에서 깬 A씨 커플이 화장실에서 떠 온 물로 재빨리 꺼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소동이 빚어지자 모텔 주인이 112에 신고했고, 현장에서 도망친 이씨는 약 5개월을 피해 다녔지만 결국 CC(폐쇄회로)TV 분석 등을 거친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다른 범죄를 저질렀는지 추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는 성행위를 할 사정이 못돼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이라도 보려고 했다”며 “그런데 커플이 그냥 잠을 자 버려서 순간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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