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경기도 광주의 한 어린이집 앞에서 4세 남자 아이가 자신이 타고 온 통학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더구나 이 아이는 사고 후 수 분 간 도로 위에 방치된 사실이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10일 오전 10시 13분쯤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의 한 어린이집 앞에서 이모(4)군이 숨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했다.

이 행인은 “아이가 숨을 안 쉰다. 아무래도 뺑소니를 당한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확인한 해당 어린이집 주변 CC(폐쇄회로)TV 영상에는 통학버스 운전사 김모(39)씨가 이날 오전 10시쯤 이 군을 포함한 원생 19명과 인솔교사 1명 등 20명을 태우고 어린이집 앞에 도착한 모습이 담겨 있었다.

교사는 다른 아이들을 어린이집 안으로 인솔하느라 이 군이 어린이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버스 앞으로 가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신고 접수 7분 전인 오전 10시 6분에 김씨는 원생들이 모두 어린이집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고 버스를 출발시켰고, 이 과정에서 버스 앞에 있던 이 군을 치고 말았다.

아이를 친 사실도 몰랐던 김씨는 그대로 현장을 떠났다. 이 군은 사고를 당한 후 발견될 때까지 무려 7분간 도로에 방치돼 있었던 것이다.

김씨는 경찰에서 “버스 운전석이 높아 아이가 버스 앞에 있는 것을 몰랐다. 사고를 낸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버스는 경찰에 등록된 어린이통학차량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이집도 행인의 신고 전까지 이 군이 사고를 당한 사실을 몰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를 교통사고특례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추후 뺑소니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특가법상 도주 차량 혐의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경찰은 어린이집 인솔교사의 과실 여부도 함께 조사할 계획이다.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