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 심리학] ‘몰아치는 남자’ 손흥민, 이 남자만의 비밀

[이슈 인 심리학] ‘몰아치는 남자’ 손흥민, 이 남자만의 비밀

기사승인 2015-03-10 17:12:55
ⓒAFPBBNews = News1

프로 스포츠엔 언제나 ‘핫 키워드’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요즘 프로야구의 핫 키워드는 ‘김성근’ 감독과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한화 이글스’일 것이다. 그럼 축구는? 단연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9일(한국시간) 독일 파더보른의 벤텔러 아레나에서 열린 파더보른과의 2014-2015 분데스리가 2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골을 몰아쳤다. 이로서 손흥민은 독일에서 ‘차붐’으로 명성을 떨쳤던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의 한 시즌 최다골(19골)에 3골 차로 다가섰다.

손흥민은 33경기에서 16골을 넣었다. 2경기마다 1차례 상대편 골망을 흔든 것이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손흥민은 ‘몰아치기의 달인’이다. 한 차례 해트트릭 경기를 포함, 세차례 멀티골(2골)을 기록하며 4경기에서 9골을 넣었다.

심리학적 분석에는 3요소가 있다. 첫째는 유전적 요소다. 둘째는 환경적 요소다. 셋째는 인지적 요소다.

첫째, 유전적 요소는 부모와 조부모가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자식이 결정되는 핵심이다. 의학에서는 가족 병력(family medical history)을 조사한다. 유전성 질환은 특정 유전자가 자식 대에 전달돼 발생하는 병이다. 할아버지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셨고 아버지가 협심증으로 돌아가셨다. 그러면 자식은 가족력으로 심장에 관련된 질병을 가질 수가 있다. 이처럼 가족력은 유전적 요소다.

손흥민의 유전적 탁월함을 알기 위해서는 아버지를 보면 된다. 그의 아버지는 전 축구 국가대표였다. 차두리의 유전적 탁월함이 아버지 차범근에게서 온 것과 같은 것이다. 피나는 노력을 한다 해도 대개 타고난 신체적 조건이 뒷받침돼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운동이다.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적 요소가 탁월하다면 반은 앞서나간 것이다.

둘째, 환경적 요소는 시간과 장소의 영향을 말한다. 손흥민은 7세 때부터 매일 2시간 30분을 볼 리프팅(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다루는 것)과 같은 기본기를 연습했다고 한다. 손흥민은 왼발 슛으로 골맛을 많이 보는 선수다. 왼발 슛 기회를 얻기 위해 양발사용 훈련을 지속적으로 받았다. 슈팅 연습도 좌측에서 250번씩 우측에서 250번씩 하루에 총 500번을 연습해왔다. 이런 환경이 그의 몸에 새겨져서 슈팅에 최적화된 상태를 만들 수 있었다.

셋째, 인지적 요소는 이해하고 있는 방향을 말한다. 상담을 하다보면 부모로부터 어떤 말을 지속적으로 듣고 자랐느냐에 따라 말의 의미가 깨져있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심리학에서는 왜곡된 인지를 부정적 귀인(Negative Attribution)이라고 말한다. 다른 이들의 행동의 결과를 보고 자신이 겪었던 부정적인 기억을 꺼내 원인으로 대입하는 것을 말한다.

손흥민은 긍정적 귀인(Positive Atrribution)을 가지고 있다. 운동선수에게 최악의 왜곡된 인지는 ‘나태함’이다. “이 정도 하면 된 거잖아!”, “지난번에 이겼으니 이번에도 이길 거야!” 이런 말들이 새겨지는 순간 부정적 귀인이 몸에 자리하게 된다. 그 결과 슬럼프가 오고 성공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손흥민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렇게 주입시켰다. “성적에 따른 스트레스보다는 최대한 축구의 즐거움을 깨우쳐라!”, “승패를 떠나 기본기를 충실히 해라!”

이렇게 3가지 요소를 통해 손흥민의 몰아치는 집중력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몸과 마음 그리고 생각 이 모두가 하나로 움직이는 그는 스스로를 조절할 수 있다.

태극마크를 단 아들에게 아버지 손웅정씨는 이렇게 말했다.

“태극마크를 달면 전부냐, 내가 보기엔 넌 아직 한참 멀었다. 건방 떨지 말고 새로 시작해라.”

손홍민의 몰아치기는 눈에는 안 보이지만 아버지 손웅정씨가 그라운드에서 함께 뛰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연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 교수

정리=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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