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첫 번째 사진) 이혼 소송’, ‘김동성 11년만에 파경 위기’라는 키워드가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더불어 ‘자기야 저주’라는 말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사건을 통해 네티즌들의 궁금증은 자연스럽게 ‘자기야’라는 프로그램 자체로 연결된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양원경 부부, 이세창-김지연 부부, 배동성 부부, 김혜영 부부, 이선정-LJ 부부, 김지훈 부부, 이유진 부부 등 총 7쌍은 이미 이혼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25일 농구 스타 출신 우지원 부부는 술에 취해 말다툼을 벌이다 우씨가 선풍기를 집어던져 아내의 신고로 경찰관에 체포됐다 귀가 조치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이 출연 부부들의 이혼과 부부문제에 영향을 끼쳤는지 심리학적 관점의 분석을 시도해 보겠다.
심리학 용어 중에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두 번째 사진)라는 것이 있다. 표현 방식에 따라 동일한 사건에도 불구하고 판단이 달라 질 수 있는 현상을 말한다.
컵에 담긴 물을 보고 ‘절반 밖에 안 남았다’라고 할 수도 있고, ‘절반이나 남았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을 쉬운 예다. 이런 현상은 물을 바라보는 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때 틀을 프레이임(Framing)이라고 한다.
자기야 프로그램 구성은 부부가 서로의 치부를 끄집어내 감정을 상하기 쉬운 상황을 만든다. 이 정도만 봐도 프로그램에 출연한 부부들의 이혼에 영향을 전혀 끼치지 않았다고 말하긴 힘들다.
치부를 드러내야 하는 프로그램의 틀은 긍정보다는 부정의 틀이 강하다. 이런 부정의 틀 안에 존재하는 부부들은 자신들의 의사결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평상시에 1만원을 용돈으로 받아쓰는 아이가 명절 때 갑자기 어른들에게 10만원을 받게 되면 이 아이는 1만원이 넘는 장난감이나 좋아하는 것을 산다. 1만원의 틀을 인식하느냐 아니면 10만원의 틀을 인식하느냐에 따라 판단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대상에 존재하는 물건인 대상과 사람인 대인을 어떻게 인식하냐에 따라 상황적 판단과 상황적 의사 결정이 왜곡된다.
1889년 뮐러-라이어는 똑같은 길이의 두 선분이 끝에 추가된 깃의 방향에 따라 선의 길이가 다르게 보이는 착시현상(세 번째 사진)을 발표했다.
이런 틀에 따른 판단의 결과는 달라진다. 자기야 프로그램에 나와 부부가 서로의 의견을 말할 때 문제점을 이야기해야만 하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부정적인 틀이 서로에게 개념화돼 존재하게 된다.
10년 중 3년을 잘 했어도 “3년이나 잘해 줘서 고마워!”가 아니라 “7년이나 힘들게 했어!”라고 부정적 의사결정과 판단을 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김동성은 아내에 대해 “처음엔 나쁜 여자 이미지가 너무 강했다”, “아내에게 9년 간 아침밥을 받아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등의 말을 했고, 김동성의 아내는 김동성이 클럽에서 부킹하는 것을 친구에게 듣고 현장에서 “엎기 전에 빨리 나와!”라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서로의 문제점을 이야기 하도록 만드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출연 부부의 일상에 까지 부정적 인지를 만들어 줄 위험성이 높다. 당시 진행된 토크의 주제가 ‘부부 콤플렉스’였다.
부부가 서로 부르는 말 중에 ‘여보(如寶)’는 ‘보배와 같다’의 뜻이다. ‘자기(自己)’는 ‘내 몸’을 의미한다. ‘아내’는 ‘집안의 태양’이라는 뜻이다.
부부의 단점과 문제점을 해결해주고 시청자들에게 마음 따뜻한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 또한 프로그램의 이름만 ‘자기야’로 하지 말고 내용도 그에 맞는 긍정의 틀을 만들어서 문제 있는 연예인 부부가 서로 더 단단하고 행복해지는 기사가 넘치길 기대해 본다.
이재연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 교수
정리=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