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13일(한국시간) 류현진의 첫 시범경기에선 또 다른 관전포인트가 하나 있었다.
지난해까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간판스타이던 맷 켐프(31·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이제는 ‘적’이 돼 친정팀과 첫 맞대결에 나섰고, 그 첫 상대가 바로 류현진이었던 것이다.
지난해 말 샌디에이고로 이적한 켐프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다저스와의 시범경기에서 3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 처음으로 옛 소속팀과 경기에 나섰다.
켐프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오로지 다저스 유니폼만 ‘다저스 맨’이었으나 지난해 12월 샌디에이고로 전격 트레이드됐다.
켐프는 지난 시즌 올스타전 이후 17홈런과 54타점을 올리고 메이저리그 장타율 1위에 오르는 등 몇 년간의 부상을 털어내고 부활했지만, 다저스는 유망주들의 성장으로 포화상태에 이른 외야를 정리하고 수비를 강화하고자 켐프와 작별했다. 잔여 연봉까지 보전해주는 조건으로 선택한 작별이었다.
안 그래도 야시엘 푸이그 등 ‘신진 세력’의 도전에 직면하며 ‘간판’의 스포트라이트를 빼앗기는 느낌을 받던 켐프에게는 더욱 섭섭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선택이었다.
켐프의 이날 출전은 이런 ‘비하인드’까지 더해지며 더욱 흥미를 모았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그래서 이날 켐프가 1회말 세 번째 타자로 타석으로 향하는 동안 관중석에서는 곳곳에서 환호와 야유가 함께 터져나왔다.
어색한 듯 엷은 미소를 띠며 타석에 선 켐프가 맞은 상대는 이날 선발로 첫 실전에 나선 류현진이었다.
결과는 빠른 공 5개를 연달아 꽂아넣은 류현진의 승리였다. 류현진은 시속 146㎞(91마일)의 빠른 공을 시작으로 최고시속 150㎞(93마일)까지 나온 속구 5개를 연속으로 던졌다.
초구 볼을 골라내고 2∼4구를 파울로 끊은 켐프는 5구째 시속 148㎞(92마일)의 직구를 때렸으나 류현진의 앞으로 굴러가는 땅볼이 됐다.
류현진은 가볍게 1루수에게 공을 던져 켐프를 아웃시켰다.
2회까지 던진 류현진이 교체되면서, 두 선수의 다음 대결은 후일을 기약하게 됐다. 류현진은 삼진 2개를 포함해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