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탤런트 김성민(42)이 또 '악마의 유혹'을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철창 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경기 성남 수정경찰서는 필로폰 투약 혐의(마약류관리법위반)로 체포된 탤런트 김성민을 13일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성민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수원지법 성남지원 유영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김씨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김성민은 캄보디아 마약 판매책 A씨에게 100만원을 무통장 입금한 뒤 지난해 11월 24일 낮 12시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거리에서 퀵서비스를 통해 필로폰 0.8ｇ을 전달받아 투약한 혐의로 지난 11일 경찰에 검거됐죠.

사실 김성민의 구속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필로폰 투약 혐의로 검거됐을 때 그는 (이달 25일까지로 1심 선고를 받기 전 만료되긴 하지만) 집행유예 기간이었기 때문입니다. 김성민은 2010년 필리핀에서 현지인에게 산 필로폰을 여행용 가방 등에 숨겨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밀반입한 뒤, 그해 9월 4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이듬해 3월 25일 2심에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90여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법무법인 서로 최정원 변호사는 이날 오후 김성민 구속 소식이 전해지기 전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마약 사건에서 집행유예가 2회 연속해서 나오는 경우는 무조건 없다고 보면 된다""고 그의 구속을 확신했습니다.

최 변호사는 ""마약사범들은 집행유예 판결을 내려주면 나가서 또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김성민 사건에서 유달리 주목이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김성민이 인터넷을 통해 마약을 손에 넣었다는 겁니다.

경기도 성남수정경찰서 백남수 형사과장은 브리핑에서 ""김성민이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서 온라인 광고글을 보고 필로폰을 구매했다""고 밝혔습니다.

2년 전쯤으로 기억합니다. 인터넷으로 각종 마약류를 구입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실태 고발 기사를 쓰기 위해 취재에 나선 적이 있습니다. 저 역시 김성민처럼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 마약류 판매 게시 글을 발견할 수 있었고 'OO이 필요하다'면서 제 전화번호를 적어 메일을 보냈습니다.

사실 이때까진 보내면서도 속으로 '설마…허위 글이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랜 기간 알고 지낸 한 형사도 ""마약 파는 놈들이 어떤 놈들인데 인터넷에 대놓고 광고를 하겠느냐. 그럼 무조건 잡히게 돼 있다는 걸 그 녀석들이 모를 것 같냐. 마약 판매는 철저하게 점조직 형태로 이뤄진다""며 제 취재 아이템을 '비웃었습니다.'

실제로 아무 연락도 오지 않더군요. 그래서 '그 형사 말이 맞구나'하고 취재를 접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몇 개월 후 경기경찰2청의 한 형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최근에 인터넷을 통해 마약을 판매한 일당을 검거했는데 조사 과정에서 제가 그들에게 보낸 이메일이 발견됐다는 겁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저한테는 연락이 오지 않았지만 그 광고를 올린 이들은 상당한 규모의 마약을 버젓이 판매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 형사는 제가 기자인 걸 이미 알고 있더군요. 그래서 왜(취재) 이메일을 보냈는지 예상이 되지만 조사 때문에, 그리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전화를 했답니다.

그래서 저도 ""예상하고 계신 게 맞다. 머리털을 뽑으라면 뽑고, 소변을 내라면 내겠다""면서 ""그때 취재하면서도 진짜 판매하는 광고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그 형사는 껄껄 웃으면서 ""어우, 생각보다 규모가 꽤 크던데요""라고 하더군요.

평범한 이들에게 마약이란 먼 곳의 이야기 같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김성민처럼 전 국민이 이용한다고 할 수 있는 인터넷 검색으로 시작해서도 구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마약사범 검거도 중요하지만, 놀랄 만큼 가깝게 다가와 있는 이 유혹의 손길들은 대체 어떻게 발본색원해야 할까요.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