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혜리 기자] 일요일 저녁 온 가족을 TV앞에 불러 모았던 KBS2 ‘개그콘서트’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스탠딩 코미디의 원조격인 ‘개그콘서트’가 예전만큼의 파급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5일 방송된 ‘개그콘서트’는 전국 시청률 13.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주 방송분(12.9%) 보다 1.0%P 상승한 수치다.
이날 방송에서 ‘개그콘서트’은 일시적으로 시청률이 상승했다. 하지만 최근의 사정을 보면 웃을 수 없다.
15.1%를 찍었던 지난달 8일 이후 15일 14.4%, 22일 13.2%, 지난 1일 11.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못해도 20%’를 유지하던 예전의 명성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아진 것이다.
일부 시청자들은 ‘위기론’까지 거론하고 있다. 예전만 못한 개그감을 첫 번째 원인으로 지적한다.
시청자들은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개그가 재미없다”고 말하고 있다. ‘라스트 헬스보이’ ‘핵존심’ ‘나는 킬러다’ 등이 근근이 인기코너로 불리며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일베’ 논란으로 신뢰까지 잃었다.
지난해 11월 ‘렛잇비’ 코너에서 일베 상징 그림이 합성된 사진이 등장했다. 이어 지난 1월 ‘부엉이’ 코너에서는 등산객이 부엉이에게 길 안내를 받았지만 바위에서 추락했다. 이에 부엉이는 “재는 날지 못하나 봐”라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졌다는 걸 연상시키면서 “전 대통령의 죽음을 희화화 시켰다”는 논란을 불렀고, 일베 커뮤니티와의 관련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에 제작진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못 박은 바 있다.
더불어 ‘개그콘서트’을 이끌어오던 스타급 개그맨들도 프로그램을 이탈했다. 최근엔 신보라, 김준현 등이 빠져나가며 주축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SBS는 ‘개그콘서트’와의 맞대결을 예고했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이 오는 21일 ‘개그콘서트’와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2000년대 중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웃찾사’는 ‘개그콘서트’ 광풍에 ‘2인자’로 밀려났고, 2010년 폐지(2013년 재개)라는 뼈아픈 경험을 한 적이 있다.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