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혜리 기자] JTBC ‘이영돈PD가 간다’가 또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벌꿀 아이스크림과 간장게장에 이어 이번엔 ‘그릭요거트’다.
15일 방송된 JTBC ‘이영돈 PD가 간다’(이하 이영돈 PD) 그릭요거트 편이 방송됐다.
이영돈 PD는 이날 방송에서 직접 그릭 요거트를 체험한 뒤 국내서 판매되고 있는 8개 제조사의 그릭요거트 검증에 나섰다. 그리스 요고르 셰프, 불가리아 미카엘 셰프, 고려대 교수가 평가단으로 참여했으며 이들은 국내 그릭요거트에 대해 진짜 그릭요거트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릭요거트는 2008년 미국 건강 전문지 ‘헬스’에서 선정한 세계 5대 건강식품이다. 인공적인 첨가물 없이 건강한 원유와 신선한 과일만을 사용해 일반 요구르트보다 단백질과 칼슘 함량이 두 배 가량 높다.
방송 후 거론된 그릭요거트 업체의 A사장은 인터넷에 호소글을 올렸다. 16일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는 ‘이영돈 PD가 간다. 그릭요거트 방송 왜 이런 식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리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A사장은 이영돈 PD 측의 이번 방송에 나가지 않았으나 제작진이 몰래 촬영을 해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때 가게에는 제 친동생이 있었다. 방송에 나왔던 그 사람들이 가고 나서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이상한 사람들이 똑같은 걸 세 번이나 물어서 설명하는데 힘들었다고 외국 사람인가 했단다. 그래서 더 또박 또박 설명을 해줬다”라고 말을 시작했다.
이어 “촬영을 거절한 저희 가게에 와서 몰래 촬영을 하고 흥미 위주의 편집을 하여 결국은 우리나라엔 안타깝지만 첨가물을 넣지 않은 그릭요거트가 없습니다라는 말을 하더라. 결국은 불가리아 식당을 하는 셰프의 가게에 가서 그냥 발효시킨 요거트를 마치 진짜 그릭요거트처럼 포장했다”라고 주장했다.
A사장은 이어 “저희 가게에는 유기농 가당 그릭요거트와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유기농 무가당 그릭요거트가 있다. 6년 전부터 Y 요거트집을 운영했고 그 요거트는 우리 이모부님이 8년째 만들고 계신 것이다”라고 말했다.
A사장은 또 “한순간에 이모부의 8년 나의 6년이 우스운 꼴이 됐다. 그냥 처음부터 수입만 생각하고 정직 따위는 버리고 만들었다면 억울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믿어주시는 고객님들과 친구들 그리고 가족들이 있어 힘을 내야겠지만 지금 심정은 너무 참담하다. 어처구니 없다. 저는 앞으로도 지금까지 고집해온 그대로 정직한 요거트를 만들 것이다. 이런 식의 방송에 더 이상 피해 보시는 분들은 없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그릭요거트 편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영돈 PD는 ‘그것이 알고 싶다’ ‘추적 60분’ ‘소비자 고발’ ‘먹거리 X파일’ 등의 탐사 보도 프로그램 전문 PD로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그의 프로그램에서 허위 보도를 하면서 업주와의 진실 공방을 벌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이 PD가 출연했던 종합편성채널 채널A 시사 프로그램 ‘먹거리 X파일’에서는 벌집 아이스크림의 일부가 양초 원료인 파라핀이 함유된 소초가 있다고 보도했다. 여론의 거센 항의에 부딪힌 무구한 벌집 아이스크림은 당시 “자신의 업체에서는 파라핀을 사용한 적이 없다” 밝히며 이 PD를 포함한 제작진 측에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같은 해 1월 ‘착한 간장게장 2편’에서도 “악의적 편집을 했다”며 업주와 진실 공방까지 치달은 사례도 있다. 이외에도 방송을 위한 무리한 촬영에 빈축을 사기도 했다.
지난 2007년 KBS 시사 프로그램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은 탤런트 김영애가 당시 대주주로 있던 황토 화장품 회사 제품에 쇳가루가 유입됐다는 내용을 보도해 파문이 일었다.
이에 사측은 “KBS의 허위보도로 200억원의 매출 손실을 봤다”며 2008년 5월 KBS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1심 재판부는 “KBS가 황토팩 제품으로 자석을 이용해 철이 포함되었는지 여부를 가리는 실험 등을 보도해 해당 제품이 사용하기에 부적절하다는 인상을 시청자들에게 심어줬고 해당 회사에 무형의 손해를 안긴 점이 인정된다”며 “원고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하기도 했다.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