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술에 취해 아파트 경비원을 때려 ‘뇌 수술’까지 받게 한 대학원생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강영수 부장판사)는 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심모(26)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심씨에게 재범 방지와 교화를 위해 120시간의 사회봉사명령도 함께 선고했다.
법원에 따르면 심씨는 지난해 5월 만취한 상태에서 경기도의 한 아파트 입구에 설치된 차량차단기를 흔들어댔다.
이를 본 아파트 경비원 도모(55)씨가 제지에 나섰고, 이에 심씨는 도씨의 멱살을 잡아 넘어뜨린 뒤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찼다.
심씨는 도씨가 도망가자 뒤따라가 폭행을 계속했다.
결국 도씨는 전치 12주의 부상을 입었고, 특히 얼굴 부위를 많이 맞아 뇌수술을 받아야 했다. 수술 후에도 인지기능 장애 등의 심각한 후유증까지 앓게 됐다. 도씨는 아직도 보호자의 간병이 필요한 상태에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귀가 도중 아파트 경비원인 피해자를 별다른 이유 없이 잔혹하게 구타해 생명에 위험을 초래하는 중한 상해를 가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해자가 수차례 뇌수술 치료를 받았고 이후에도 감정조절장애나 인지기능저하 등 정신의학적 문제가 발생했으며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해 3000만원을 공탁하고, 항소심에서 피해자 측과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며 감형 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1심은 “피해자가 심각한 정신적 고통과 후유증을 겪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