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부족” 무상급식 중단 홍준표, 본인 비즈니스석 이용은 “피곤해서…”

“재정 부족” 무상급식 중단 홍준표, 본인 비즈니스석 이용은 “피곤해서…”

기사승인 2015-03-20 11:02: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18일 경남도의 ‘무상급식 중단’을 놓고 격론을 펼쳤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당일 오후 비행기에서 우연히 마주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대표는 경남도청에서 있었던 홍 지사와의 회동이 끝난 뒤 인근 초등학교를 찾아가 급식 봉사와 학부모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무상급식 행보’를 마친 뒤 오후 5시 30분에 김포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오후 6시에 예정된 한·몽 수교 25주년 사진전 행사 참석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예약된 이코노미석으로 가기 위해 기내 통로를 지나가다 앞쪽 비즈니스석에 먼저 와 앉아있던 홍 지사를 보게 됐다. 홍 지사는 회동 뒤 오후 9시30분 한 시사 프로그램 생방송 출연을 위해 같은 비행기를 탔던 것이다.

비행기 이용 시 비즈니스석 이용이 규정 상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아이들 무상급식을 놓고 충돌했던 두 사람의 좌석이 한 쪽은 이코노미석, 나머지 한 쪽은 비즈니스석이어서 대조적인 장면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공무원 여비규정에 따르면 광역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은 차관급 예우를 받기 때문에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다.

문 대표는 홍 지사에게 “또 뵙게 됐다”고 가볍게 인사를 건넸고, 홍 지사는 “이제 올라가시느냐”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의 이코노미석 이용에 대해 당 관계자는 “당 내 규정에 비행기 이용 등급 규정이 따로 있진 않지만 이코노미석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경남도청 관계자는 홍 지사의 비즈니스석 이용과 관련해 “지사님이 피곤하다고 할 때 비즈니석을 예매해달라고 요청한다. 늘 이용하시진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가진 회동에서 홍 지사는 무상급식 중단 근거로 재정 부족을 들었고, 문 대표는 재정문제보다는 지도자의 의지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 대표와 홍 지사는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각각 상대방에 대해 “벽에다 얘기하는 느낌이었다” “다시 만날 일이 없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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