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제퍼슨 퇴출, ‘애국가 몸풀기’ 만이 아닌 ‘제퍼슨’이 문제였다

[프로농구] 제퍼슨 퇴출, ‘애국가 몸풀기’ 만이 아닌 ‘제퍼슨’이 문제였다

기사승인 2015-03-20 13:42:55
MBC 스포츠플러스 중계 화면 캡처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애국가 몸풀기’로 물의를 빚은 프로농구 창원 LG의 데이본 제퍼슨이 결국 구단 자체 최고 징계인 ‘퇴출’ 조치를 당했다.

제퍼슨은 지난 18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국민의례 중 혼자 스트레칭을 해 팬들의 공분을 샀다.

제퍼슨이 분명히 무례하고 실망스런 행동을 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징계는 나올 것이라 봤지만 사실 퇴출까지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다. 더구나 제퍼슨은 LG의 주득점원이다. 그가 없다는 것은 팀 전력에 치명적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이 결정적이긴 했지만, 퇴출의 원인이 이번 사건 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리그 득점왕 출신인 제퍼슨은 지난 시즌에 많은 관심을 받으며 LG 유니폼을 입었다. 그의 실력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득점왕에 오르며 팀의 첫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다.

하지만 한국에 거주하면서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을 해왔다는 사실이 농구팬들 사이에서 퍼지면서 분위기는 급격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올 시즌엔 경기 태도도 자주 도마 위에 올랐다.

여기에 19일 울산에서 사과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손가락 욕 사진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에 대한 동정론은 급격히 사그라졌다.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이날 오후 긴급하게 재정위원회를 소집했고, 징계안을 도출했다. 이 자리에서도 ‘몸 풀기’ 행동 뒤에 제퍼슨이 보여준 진정성 없는 사과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KBL은 중징계로 가닥을 잡았지만, 소속 구단인 LG는 KBL이 공식 발표를 하기 전인 20일 ‘퇴출’이라는 자체 최고 징계를 내렸다.

LG 구단도 이같은 제퍼슨의 부적절한 처신이 전체적으로 작용해 퇴출 조치를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LG 관계자는 “그동안 제퍼슨이 벌인 불미스러운 행동까지 모두 감안한 조치였다”며 “그가 프로선수로서의 품위를 심각하게 손상시켰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LG는 두 번째로 플레이오프 중 외국인 선수가 퇴출되는 ‘기이한 운명’을 안게 됐다. 2006-2007시즌에는 퍼비스 파스코가 경기 도중 심판을 밀어 넘어뜨리는 사건을 일으켜 퇴출됐다.

한편 KBL은 LG가 먼저 퇴출 조치를 내림으로써 예정됐던 징계 발표를 보류하고 재정위원회를 다시 소집, 후속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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